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지역문제를 고려해 특별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게 저의 지역문제 해결책”이라며 “지역 소외감과 지역갈등, 지역감정은 다 정치인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지역 7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합동 간담회에서 “대구·경북이 12년동안 각종 국책사업에서 손해 봐왔다고 생각한다”며 지역화합 차원의 의견을 묻자 “지난 92년 이전 30년동안 영남 출신의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국가의 자원을 주무를 때 진짜 호남을 소외시켰냐, 인정하시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30년동안 대구·경북이 얼마나 살이 쪘으며 부자가 되었는가. 그 막강한 권력 기간에 왜 대구가 서울이 되지 못했느냐”고 톤을 높였다.
노 대통령은 “어떤 정권이 어느 한 지역을 그렇게 지원하고 어느 지역을 소외시킬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 경쟁, 그 지역의 기획역량, 전략적 기획역량이 지역개발지원을 결정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설사 의도적이라 할지라도 뭔가 인식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과거 군사독재시절 뜨거웠던 `호남소외론''이 정치인이 만든 허구이고, 실상 역시 `그랬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영남쪽 사람들에게 “호남소외를 인정하겠냐”는 질문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저는 영남사람으로서 `호남당''에 십수년 몸담고…지금 호남에서 푸대접론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푸대접론 백번 얘기해도 노무현이는 돈 십원 더 줄 돈이 없다”느니 “아무리 무슨 소리를 해도 거기에 귀 기울일 생각이 없다”는 표현은 마디마디마다 자극적이다.
물론 “지역 균형발전에 있어서 낙후된 곳이라는 분명한 계량적 근거,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지원할 것은 할 것이다. 영남지역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라는 전제로서 한 발언이긴 하나 `소외''에 관한 대통령의 인식은 `또다른 소외''가 아닌가.

/ 申 港 樂 < 서울지사 취재부장 > hlshi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