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천용택 의원(강진·완도)은 국민의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다. 이런 천 의원이 지난 16일 당무회의에서 `민주당 사수'를 주장하던 당원들에게 멱살잡이를 당했다. `사수파' 당원들은 “지난 정부에서 요직을 다 거친 사람이 어떻게 강경 신당파 쪽에 설 수 있느냐”며 천 의원을 몰아붙였다. 천 의원은 그동안 신당 추진 문제를 놓고 열린 당무회의에서 여러차례 민주당 사수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발언 도중에 이를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했다가 제지와 수모를 당하기도 했었다. 기자는 이날 모습을 지난 17일자 광주일보 지면에 `정치무상 엇갈린 신당행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했다. 첨예한 민주당 내홍의 현장을 지켜본 기자로서 지역 주민의 알권리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물론 지역정서적 측면을 생각하면 천 의원의 입장에서 이 기사가 달가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천 의원의 이후 행태는 상식과 금도를 벗어났다. 천 의원은 19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폭언을 퍼부으며 항의했다. 차마 신문 지상에 옮길 수 없는 말을 쏟아 내기도 했다. 천 의원의 항의는 기사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와 지역 주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 등 그 본질이 무엇인가는 뒷전인 채 자신이 부정적으로 비쳐진 데 대한 분풀이 이상 아무 것도 아니었다. 민주당의 속앓이가 심각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의원들의 정치적 위상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해할 만도 하지만 나이(67세)가 지긋하고 요직을 지낸 중량감을 지닌 의원으로서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 아니었나 싶다. 천의원의행태를 지켜보면서 언론을이처럼 취급하는국회의원이일반 유권자를어떻게대할지염려되지 않을수없었다.사람의 품격은스스로지킬때 가치있는것이지남에게강요한다고지켜지는 것은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