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고맙습니다 - 황성호 신부·광주가톨릭 사회복지회 부국장
2025년 08월 29일(금) 00:00 가가
최근 들어 노동 현장에서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다. 새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해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건설사의 면허까지 취소하는 강력한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자의 생명권은 위태롭기만 하다.
얼마 전 고흥의 한 새우 양식장에서 두 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작업 중 감전으로 숨졌다. 고국에 남긴 가족들의 부양을 위해 힘들고 위험한 현장에서 온몸으로 버텨냈던 이주민 노동자들은 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자식이었다. 이들의 죽음은 뉴스 한 줄로 짧게 지나갔지만 그 뒤에 남겨진 고국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 이전에는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스리랑카 노동자가 지게차에 매달린 채 괴롭힘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임금 체불, 불법 고용, 폭력과 모욕이 이주노동자들의 일상 속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왜 이런 불의가 계속 자행되는 것일까? 불의한 모습에서 탐욕과 이기심이 느껴진다.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면 이들은 ‘낯선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동반자들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농촌에서는 계절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농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상황이다. 등록 여부를 떠나 농번기의 농촌은 이주민 노동자들의 손길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다. 해안가의 수산업도 마찬가지다. 양식장, 선박 조업, 가공 작업 등 할 것 없이 어느 것 하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고와 땀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이들을 ‘필요한 노동력’, 곧 수단으로만 여기고 때로는 차별과 혐오의 시선으로 착취한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우리보다 못하다’는 우월감으로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이주민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도, 산업도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없으면 다 무너진다.
그래서 이주민들에게 “미안하고 고맙습니다”고 말하고 싶다.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지 못한 미안함,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지 못한 미안함, 그들의 희생으로 우리 식탁과 일상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온 미안함이다. 그리고 동시에 “고맙습니다”고 말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와 함께 살아주고, 힘든 일을 묵묵히 감당하며, 낯선 땅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우리 곁에 있어 주어 “고맙습니다”고 말하고 싶다.
이 미안함과 고마움이 단순한 생각이나 감정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우리는 이들을 거부할 수 없고 언제까지 차별과 혐오로만 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 법적인 장치뿐 아니라 교육과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엄하며 생명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소중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겪었던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어려움에 처했는지를 잊을 수 없다. 그런데 다시금 등록과 미등록이라는 인간에게 해서는 안될 등급을 나누는 어리석음과 차별로 스스로 비하하는 어리석음이 반복되는 것 같다.
성경은 이방인과 나그네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일깨워준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탈출 22,20)는 말씀은 우리가 이주민을 대하는 태도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들을 ‘도와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 나와 같은 존엄을 지닌 형제로 대해야 한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 단순한 말이 오늘 우리 사회의 이주민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이 말에는 회개의 마음과 함께 앞으로 보다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 서로를 위한 상호 협력적인 이 약속이 지켜질 때 비로소 우리 모두의 삶은 보다 더 행복하고 더 안전하며, 더 인간다운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주민들에게 “미안하고 고맙습니다”고 말하고 싶다.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지 못한 미안함,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지 못한 미안함, 그들의 희생으로 우리 식탁과 일상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온 미안함이다. 그리고 동시에 “고맙습니다”고 말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와 함께 살아주고, 힘든 일을 묵묵히 감당하며, 낯선 땅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우리 곁에 있어 주어 “고맙습니다”고 말하고 싶다.
이 미안함과 고마움이 단순한 생각이나 감정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우리는 이들을 거부할 수 없고 언제까지 차별과 혐오로만 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 법적인 장치뿐 아니라 교육과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엄하며 생명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소중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겪었던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어려움에 처했는지를 잊을 수 없다. 그런데 다시금 등록과 미등록이라는 인간에게 해서는 안될 등급을 나누는 어리석음과 차별로 스스로 비하하는 어리석음이 반복되는 것 같다.
성경은 이방인과 나그네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일깨워준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탈출 22,20)는 말씀은 우리가 이주민을 대하는 태도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들을 ‘도와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 나와 같은 존엄을 지닌 형제로 대해야 한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 단순한 말이 오늘 우리 사회의 이주민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이 말에는 회개의 마음과 함께 앞으로 보다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 서로를 위한 상호 협력적인 이 약속이 지켜질 때 비로소 우리 모두의 삶은 보다 더 행복하고 더 안전하며, 더 인간다운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