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의대생…올해 전남대 복학 신청 8명 뿐
2025년 02월 05일(수) 20:30
정부, 의대 정원 증원 발표 1년
정원 736명 중 휴학생 699명, 재학생은 37명…조선대 97.3% 휴학 중
의·정 강 대 강 대치 계속…전국 39개대 95%인 1만8343명 복학 안해
의료진 피로감 호소 속 전임의 계약갱신 하루 남기고 재계약도 극소수

/클립아트코리아

6일 의정 갈등을 촉발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만 1년이 됐다.

정부와 의료계는 애초부터 접점을 찾지 못하고 ‘강 대 강’대치를 이어가는가 하면 휴학한 의대생도 1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고, 의료 현장은 의료진 ‘번아웃’에 의료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올해 전남대 의대생 중 복학 신청을 한 학생이 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휴학과 수업 거부에 나선 광주 지역 의대생들이 여전히 학교로 복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남대, 조선대 의대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학사일정 차질을 빚게 됐으며, 향후 의료 현장에서 전공의 공백을 해소하는 것 또한 요원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서울 성동구 갑)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의과대학 학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 기준 전남대 휴학생 중 2025학년도 1학기 복학을 신청한 학생은 8명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학년생(24학번)은 3명뿐이었다.

전남대 의대(의예과·의학과) 재적생은 736명이며, 이 중 94.9%인 699명이 휴학생이다. 재학생은 37명에 그쳤다.

전남대는 의대생 집단 휴학으로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오는 26일 예정했던 의대 전기 학위수여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조선대 의대의 경우 재적생 750명 중 97.3%인 730명이 휴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휴학생 중 ‘의대 정원 증원 반대’ 사유를 밝힌 휴학생은 676명이며, 재학생은 20명밖에 없었다.

전남대는 오는 21일까지, 조선대는 오는 14일까지 의대생 복학 신청을 받은 뒤 구체적인 복학 신청자 수를 집계할 방침이다.

전국 39개 의대 현황을 보면, 전국 휴학생은 1만 8343명으로 재적생(1만 9373명)의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집계한 휴학생 인원 1만 1584명보다 58.6% 증가한 수치다. 휴학생 중 ‘군 휴학’ 또한 1419명으로 지난해 9월(1059명)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재학생은 1030명에 그쳤으며, 그나마도 온·오프라인 등 강의에 출석한 학생은 723명 뿐으로 307명은 ‘수업 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의대 졸업생들이 없어 인력 보충을 해야할 신규 의료진이 없어 의료대란이 불가피하다는 의료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은 의료진은 피로감 호소=1년 가까이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의료진들의 피로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5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전임의 계약갱신일(6일)이 하루 남은 상황에서 상당수 전임의가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전공의 수료 후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전임의의 경우 주로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재계약한 전임의의 정확한 인원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계약만료를 하루 남긴 5일 재계약을 마친 전임의는 극소수라는 것이 교수들의 설명이다.

의료현장에 남은 전임의는 외래 진료는 물론 환자 입원·전원 등을 결정하고, 입원 환자관리도 도맡아 해왔다. 교수들의 진료와 검사 보조는 물론 수술을 돕기도 한다. 교수 대신 수술을 집도까지 했지만 의정갈등이 계속돼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계약 갱신일이 도래한 전임의 상당수가 결국 재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양 병원들은 인력을 보충해야 하지만 배출되는 신규 의사와 전문의가 거의 없어 인력 풀마저 바닥이 났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뿐 아니라 조선대병원에도 새롭게 지원하는 전임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진료전담 교수 등 일반의 채용공고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 양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진료지원(PA) 간호사를 투입해 현 상황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으나 간호사들 또한 극심한 피로 누적을 호소하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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