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맛이 나는 삶- 최현열 광주 온교회 담임목사
2024년 12월 06일(금) 07:00 가가
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할 기회가 생기면 되도록 교회 주변의 식당들을 이용한다. 그래서 자주 가는 식당의 주인이나 종업원들은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내가 누구인지 알아본다. 한 십 오년 전부터 자주 가는 뼈다귀 해장국집이 있다. 몇 년간은 타지에 있었기 때문에 가지 못했지만 이 지역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다시 찾아가게 되었다. 예전의 먹었던 그 맛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좋았다. 간판은 낡고 색이 빛바래 있었지만 걸쭉하고 진한 국물에 푹 삶아 부드러운 등뼈 살이 푸짐하고 맛나다. 거기에 장시간 삶아 국물이 배어 있는 시래기는 그 맛이 정말 일품이다. 반찬은 딱 세 가지 나오는데 깍두기, 약간 심심하고 시원한 열무 신건지와 아삭 고추이다.
그런데 올 초에는 평소 먹던 맛과 다르게 느껴졌다. 깍두기와 열무 신건지도 지금까지 먹던 그 맛이 아니었다. 맛이 변했다 생각하고 몇 달은 그 식당을 찾지 않았었다. 하지만 예전에 먹던 그 맛이 생각이나 오랜만에 찾아 갔는데 이상하게 예전에 먹던 맛이 돌아와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알고 싶어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던 분이 몸이 좋지 않아 쉬면서 다른 분이 주방을 맡았는데 예전 맛과 달라져서 손님이 줄었다고 한다. 결국 몸을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을 구할 때까지 본래 주방장이 주방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아주머니가 주방에 있었고 또 바뀌더니 이제는 베트남의 젊은 청년이 주방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그간 바뀌었던 아주머니들 보다 이 베트남 청년이 가장 똑같은 맛을 내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간의 잠깐씩 있었던 아주머니들은 가르쳐 준대로 안하고 자기가 평소하던 방식대로 하려고 해서 맛이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온 젊은 청년은 전혀 알지 못하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오로지 주방장이 알려준 레시피대로 요리한다는 것이었다.
때로 성경의 수많은 말씀들은 재료이고 목사는 요리사요, 설교는 요리라고 비유하곤 한다. 듣기 좋게 포장하고 학문적인 깊이를 더한다 해도 주 재료의 맛을 잃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 “두붓국에다 김치를 넣은 거냐? 김칫국에 두부를 넣은 거냐?” 이 말은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방영된 요리 경연대회에서 재료를 두부로 정하고 심사위원 둘이서 심사기준에 대해서 서로 말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설교에서도 자칫하면 목회자가 자기 뜻을 전하기 위해 성경의 구절들을 인용하는 것을 듣게 된다. 반대로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며 살아내게 하기 위해 다른 것들을 조금씩 첨가하는 것은 양념과도 같다 하겠다. 이처럼 성도들에게 있어 신앙의 근본은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 것을 회손하거나 변질시키지 않고 지키며 살아 내는 것이다. 시편119편 105절에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라고 시인은 고백하고 있다.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져 버린 세대이다 보니 달고 짜고 매운 것을 선호한다. 그러면서 그런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요리는 재료의 맛과 영양을 살리고 보기 좋게 담아낸다. 음식은 눈으로 먹고 향으로 먹고 맛으로 먹는다. 그리고 만든 이의 정성과 마음은 감동까지 선사한다. 오늘날 설교자들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천년도 더 된 성경을 결코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솜씨 좋은 요리사가 평범한 고기 한 덩이와 채소 한 접시를 새로운 방식으로 요리해 내듯이 설교자들은 매주, 매달, 매해 익숙한 복음을 지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선포해야 한다.
맛을 느낀 사람은 그 맛을 기억하여 다시 찾게 된다. 아무리 비싸고 귀한 음식 재료가 있더라도 재료를 다루지 못하면 맛을 망치고 만다. 시편 119편 103절에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말씀의 참 맛을 알아서 먹고 마시며 소화시켜서 이 세상에서 소금처럼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레시피를 따라 사는 삶이라 하겠다. 세상의 화려함이 드러나기 보다는 나의 삶에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들이 드러나는 삶이 가장 맛이 나는 삶이 아니겠는가.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져 버린 세대이다 보니 달고 짜고 매운 것을 선호한다. 그러면서 그런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요리는 재료의 맛과 영양을 살리고 보기 좋게 담아낸다. 음식은 눈으로 먹고 향으로 먹고 맛으로 먹는다. 그리고 만든 이의 정성과 마음은 감동까지 선사한다. 오늘날 설교자들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천년도 더 된 성경을 결코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솜씨 좋은 요리사가 평범한 고기 한 덩이와 채소 한 접시를 새로운 방식으로 요리해 내듯이 설교자들은 매주, 매달, 매해 익숙한 복음을 지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선포해야 한다.
맛을 느낀 사람은 그 맛을 기억하여 다시 찾게 된다. 아무리 비싸고 귀한 음식 재료가 있더라도 재료를 다루지 못하면 맛을 망치고 만다. 시편 119편 103절에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말씀의 참 맛을 알아서 먹고 마시며 소화시켜서 이 세상에서 소금처럼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레시피를 따라 사는 삶이라 하겠다. 세상의 화려함이 드러나기 보다는 나의 삶에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들이 드러나는 삶이 가장 맛이 나는 삶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