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메타버스 콘텐츠 부실…‘AI 도시’ 맞나
2022년 10월 25일(화) 00:05
인공지능(AI) 중심 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시의 메타버스(Metaverse) 정책이 콘텐츠 부실과 컨트롤 타워 부재로 겉돌고 있다. 광주시와 교육청 등 공공기관들이 잇따라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했지만 콘텐츠가 허술하고 담당 부서는 물론 향후 활용 계획조차 없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유사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를 말한다. 이용자가 아바타(Avatar: 가상 자아)를 내세워 현실처럼 활동할 수 있다.

시는 지난 8월 사업비 2000만 원을 들여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빛고을 광주시청 소통 플랫폼’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메타버스 내 민원고객봉사실은 책상도 없는 빈 공간이다. 오픈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총방문객은 460명으로 하루 여섯 명꼴에 그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메타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오픈 10개월째 총방문객 수가 2770명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플랫폼에 내부 탐방이나 미션 수행 등 일부 콘텐츠가 있기는 하지만 흡인력 있는 프로그램의 부재로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메타버스를 총괄하는 부서조차 없다 보니 예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콘텐츠까지 부실해지고 있다. 광주 북구의 경우 공무원 한 명이 수개월 동안 스스로 공부해 메타버스 맵을 제작·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지역 공공 기관은 인천 서구의 ‘청라국제도시 메타버스’와 ‘제주도 성산일출봉 메타버스’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인천 서구는 광주시와 같은 시기 메타버스 공간을 열었음에도 접속자 10만 명을 넘겼다. 이들의 성공 요인으로는 깔끔한 맵과 경쾌한 음악, 섬세한 그래픽, 다양한 즐길 거리 등이 꼽히고 있다. 광주시와 자치단체는 공간 구축과 운용, 기술 개발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메타버스 산업의 토대를 내실 있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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