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수해 최소 1100억원…정 총리 “섬진강 물난리 원인 규명”
2020년 08월 10일(월) 23:00
구례 주민들 “섬진강댐 수위 조절 실패”
영산강홍수통제소 “200㎜ 예보대로 대처”
구례 등 섬진강 유역 홍수 피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일 정확한 피해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수도권·중부권에 막대한 피해를 안긴 비구름대가 광주·전남을 비롯한 남부권에 물폭탄을 뿌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상황에서 섬진강댐 수위를 충분히 비워두지 않았다가 집중 호우시 수문을 개방해 피해를 키웠다는 구례 주민들 원성<광주일보 2020년 8월 10일자 1면>에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집중호우 및 태풍 상황점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섬진강 수계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섬진강 유역 침수 피해와 관련해 “정확한 피해 원인을 확인하고 정부의 조치·대응 과정을 국민과 해당 지역 주민들께 명확하게 설명해 달라”고 환경부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 9일 정 총리가 초유의 물난리를 겪은 구례지역을 살피는 과정에서 상당수 주민이 섬진강 상류에 자리 잡은 섬진강댐 수위 조절 실패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주민들은 정 총리에게 ‘폭우를 대비해 섬진강댐 수위를 낮췄다가 집중호우시 댐에서 물을 가둬놨어야 했는데, 반대로 큰비가 오기 전에 물을 가득 담았다가 집중 호우 때 수문을 대폭 열어 물난리를 불러왔다’고 주장했었다”며 “이와 관련한 댐관리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구례군청 박병수 안전도시과장은 지난 9일 “집중호우와 함께 섬진강댐 수문 개방으로 섬진강 본류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물이 구례읍을 감싸고 도는 서시천으로 역류, 물난리가 발생했다”며 “폭우도 하나의 이유이겠지만, 주민들은 섬진강댐 수위 조절을 제대로 못하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영산강홍수통제소와 수자원공사는 지난 1일부터 8일 오전 6시까지 초당 50~600t의 소량만 방류해왔다. 폭우가 시작된 지난 7일 낮 12시에는 75%라는 비교적 높은 수위를 유지했다. 총저수량 4억6000만t 가운데 3억5000만t의 저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폭우가 그치지 않자 지난 8일 오전 8시부터 초당 1000t으로 방류량을 늘리더니, 1시간이 지난 오전 9시에는 초당 1800t 이상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냈다. 구례읍 물난리 시기와 겹친다.

이에 대해 영산강홍수통제소 측은 “최대 200㎜라는 기상청 예보를 토대로 수위를 조절해왔으나 500년만에 있을까 말까 한 500㎜를 웃도는 역대급 폭우가 쏟아져 방류량을 늘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또한 통제소 입장에선 홍수 예방과 함께 갈수기 용수 확보도 동시에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주민들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10일 오후 4시 기준, 전남도가 피해를 잠정 조사한 결과 이번 폭우 피해 규모는 최소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방·도로 등 공공부문 피해 규모는 800억원, 민간 부문은 300억원으로 조사가 확대되면 피해 규모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피해는 자고나면 불어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 기준 2774명이었던 이재민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3187명으로 늘었다. 다만 이 가운데 1547명은 귀가했고 1640명은 대피 중이다.

주택 침수 피해도 1898동에서 2338동으로 늘었다. 전파 18동, 반파 17동, 침수 2303동이다.

침수·도복·낙과·유실 등 농경지 피해는 지난 9일 오후 3시 기준 6833㏊였으나 이날 오후 5시에는 7260㏊로 늘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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