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 노조 첫 전면 파업…또다시 흔들리는 광주형 일자리
2025년 12월 28일(일) 18:40
138명 파업 참여…임직원 등 대체 투입 생산 차질은 피해
직군간 차별·상생협력기금 지급 등 둘러싸고 노사 공방
2교대 전환·캐스퍼 생산량 확대·1000명 신규 채용 무산 우려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생산 라인.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동조합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8시간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노사 상생’을 기치로 출범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GGM 안팎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그동안 지역 숙원 과제로 심도 있게 논의돼 온 ‘공장 2교대 전환’ 계획마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GGM지회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6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결렬 등을 이유로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4시 20분까지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월 쟁의행위 돌입을 선언한 이후 첫 전면 파업이다.

그러나 파업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합원 200여명 중 138명이 출근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에 참여했지만 회사 측이 임직원 등을 생산 현장에 대체 투입하면서 하루 평균 270여대 수준의 생산량은 유지됐다.

이를 두고 지역 산업계 안팎에서는 “전면 파업이라는 강경한 선택에 비해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는 파업 배경으로 ‘직군 간 차별’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 측은 격려금 지급 방식과 인사관리 규정을 문제 삼으며 기술직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GGM 관계자는 “기술직을 차별하는 임금 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생산직과 일반직 모두 동일한 시급을 적용하고 있고 직무 특성과 역할에 따라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GGM은 특히 2026년 도입 예정인 직무급 제도 역시 직무 난이도와 성과를 반영해 모든 직원에게 월 5만~1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구조로, 특정 직군에 불리한 제도가 아니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노조가 문제 삼은 ‘직무급 도입 시 기술직 실질 임금 인상 폭이 낮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기술직은 이미 직능급을 통해 숙련도에 따라 월 최대 18만원까지 추가로 받고 있으며, 4년 차 기준으로는 일반직보다 연간 90만원 정도 더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생협력기금(격려금) 지급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GGM은 “차별이 아닌 생산 참여에 대한 보상”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GGM은 “잔업·특근 참여율을 고려한 제도이며 일반직은 성과 평가, 기술직은 생산 참여도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해 왔다”는 설명이다.

일단 첫 전면 파업에도 불구하고 임직원 등의 대체 투입으로 생산 차질은 피했지만, 향후 2교대 생산 체계 전환 논의 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교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GGM은 그동안 단계적 물량 확대와 함께 2교대 전환 가능성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해 왔다. 2교대로 전환하면 최소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캐스퍼 차량의 생산량 확대와 함께 최대 1000명 안팎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수 있게 돼 GGM은 물론 광주시와 지역 경제계, 정치계 등에서 GGM 고객사이자 2대 주주인 현대차를 상대로 2교대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전면 파업으로 노사 갈등이 심화하면서 논의 자체가 쉽지 않게 됐다는 게 지역 경제계의 걱정이다.

지역 경제계에선 “노사 간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2교대 전환 같은 구조적 변화는 사실상 논의 테이블에 오르기 어렵다”며 “파업이 반복될 경우 기업 경쟁력 하락은 물론 광주형 일자리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노사상생 모델 자체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GGM 측은 “노조는 이번 인사관리 개정안과 별개의 사항을 왜곡해 직종 간 불화를 만들고 전면 파업을 벌였다”며 “갈등과 반목 조장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광주시노사민정협의회의 조정중재안을 받아들여 노사민정 대타협의 사회적 약속을 지킬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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