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열정만으론 한계…온 마을이 함께 나서야 상생
2026년 03월 05일(목) 20:55 가가
청년마을 지금 살만한가 <3> 저절로 잘되는 마을은 없다
공간 만들고 프로그램 운영하지만
인프라 부족·주민 갈등에 정착 안돼
임대료 급등에 운영 중단하기도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하고
지자체·주민 협력 뒷받침 절실
공간 만들고 프로그램 운영하지만
인프라 부족·주민 갈등에 정착 안돼
임대료 급등에 운영 중단하기도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하고
지자체·주민 협력 뒷받침 절실
“청년 열정만으로는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아요.”
전남 지역에서 ‘청년마을’을 꾸린 청년들의 말이다.
청년마을 현장에서는 청년들이 아무리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열정으로 사업을 추진해도, 지자체의 지원 의지와 주민들의 참여가 함께하지 않으면 지역에 정착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성에서 청년마을 ‘전체차(茶)랩’을 운영하는 용수진 대표는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려 해도 교통이 불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이 부족해 정착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용 대표는 청년마을을 운영하면서 부족한 지역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도움을 주길 바랐지만, 지자체 지원이 부족해 결국 자기 품을 팔아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전체차랩에서는 지난해부터 찻집, 창작실을 중심으로 지역 특산물인 차를 주제 삼아 청년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외지 청년들을 게스트하우스로 불러 숙박비 대신 영상제작·요리·요가 수업·작곡 등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받는 ‘숙박비는 재능으로 받겠습니다’ 프로그램 등이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기간에 차밭을 매입하거나 기념품 등을 판매해 수익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버스 터미널이 있는 보성읍까지 오가려면 한 시간 가까이 농촌버스를 타야 하는 등 교통편이 열악한 점이었다. 용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성군과 함께 이동수단을 지원하는 안을 논의했지만, 군은 “정부 사업이라 우리가 나설 일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결국 용 대표는 자가용을 끌고 일일이 청년들을 실어 나르고 있는 실정이다.
보성군을 찾아온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공간을 구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개인적으로 빈집을 찾아 헤매도, 집주인들이 좀처럼 집을 내놓지 않아 정착을 희망하는 청년이 있어도 머물 집이 없는 실정인 것이다.
용 대표는 “결국 이 지역에서 살아가게 될 청년들을 위한 일인데, 지자체에서 나서서 빈집을 구해 주는 등 도움을 주면 훨씬 수월할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며 “사업 자체가 지자체가 아닌 정부에서 하는 사업이라며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청년마을을 ‘외지인’으로 인식하고 배척하려 해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강진 청년마을 ‘어나더랜드’가 운영했던 ‘성하객잔’은 행안부 지원 사업이 끝나자마자 군에 넘겨졌다. 어나더랜드 운영진은 청년마을 사업을 시작하면서 기숙사 시설과 커뮤니티 공간, 공유사무실 등을 한 데 모은 ‘성하객잔’을 강진군 지원을 받아 지었다. 어나더랜드측은 그러나 지원 기간이 끝난 뒤 건물을 넘겨주면서 건물을 활용해 추진했던 스테이 프로그램을 접고 문화 예술 교육 사업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당초 외지 청년들이 강진에 내려와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물며 지역에서의 삶을 실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었지만, “군이 외지 청년들에게만 새 건물을 지어주고 특혜를 제공한다”는 등의 말이 흘러나오면서 포기했다고 한다.
어나더랜드 관계자는 “외부 청년들이 지역에 내려와 삶을 실험해보는 공간으로 성하객잔을 운영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 동네 공간을 외지 청년들만 쓰느냐는 말도 많았다”며 “지역민들과 인식 차이가 좁혀지지 않다 보니 성하객잔의 원래 목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군에 건물째로 반납했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규모의 공간을 운영하면서도 행안부의 한시적 지원에만 매달려야 하는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열악한 인프라·적은 인구에 수익을 남기는 구조를 만들기 어려운데, 지자체 등 지원이 없는 한 행안부 지원이 끝나면 꼼짝없이 자금난에 빠질 상황이라는 것이다.
광주시 동구 청년마을 ‘서남예술촌’을 운영하는 김소진 대표는 “행안부 지원이 끝나면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연간 2억원의 정부지원금이 큰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건비와 월세, 리모델링 비용,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감당하면 매우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역 유휴 공간을 활용해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 기반을 만드는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외지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숙박 공간을 마을 안에 조성해야 하지만 이후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유지하기 어렵다”고 “국비 사업이긴 하지만 우리 지역으로 외지 청년들을 불러모았으니 지자체도 함께 협력해 지역 유휴공간 활용이나 임대료 지원 등을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희 행안부 사회연대경제지원과 팀장은 청년마을이 지역에서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인구 유입·공간활성화로 공간 가치가 상승하며 임대료 부담이 커지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팀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충남 서천에서 운영된 청년마을 ‘삶기술학교’의 경우 사업 종료 이후 공간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더 저렴한 지역이나 지원 여건이 나은 곳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성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하성민 기자 hsm@kwangju.co.kr
전남 지역에서 ‘청년마을’을 꾸린 청년들의 말이다.
청년마을 현장에서는 청년들이 아무리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고 열정으로 사업을 추진해도, 지자체의 지원 의지와 주민들의 참여가 함께하지 않으면 지역에 정착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 대표는 청년마을을 운영하면서 부족한 지역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도움을 주길 바랐지만, 지자체 지원이 부족해 결국 자기 품을 팔아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보성군을 찾아온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공간을 구하는 데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개인적으로 빈집을 찾아 헤매도, 집주인들이 좀처럼 집을 내놓지 않아 정착을 희망하는 청년이 있어도 머물 집이 없는 실정인 것이다.
용 대표는 “결국 이 지역에서 살아가게 될 청년들을 위한 일인데, 지자체에서 나서서 빈집을 구해 주는 등 도움을 주면 훨씬 수월할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며 “사업 자체가 지자체가 아닌 정부에서 하는 사업이라며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청년마을을 ‘외지인’으로 인식하고 배척하려 해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강진 청년마을 ‘어나더랜드’가 운영했던 ‘성하객잔’은 행안부 지원 사업이 끝나자마자 군에 넘겨졌다. 어나더랜드 운영진은 청년마을 사업을 시작하면서 기숙사 시설과 커뮤니티 공간, 공유사무실 등을 한 데 모은 ‘성하객잔’을 강진군 지원을 받아 지었다. 어나더랜드측은 그러나 지원 기간이 끝난 뒤 건물을 넘겨주면서 건물을 활용해 추진했던 스테이 프로그램을 접고 문화 예술 교육 사업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당초 외지 청년들이 강진에 내려와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물며 지역에서의 삶을 실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었지만, “군이 외지 청년들에게만 새 건물을 지어주고 특혜를 제공한다”는 등의 말이 흘러나오면서 포기했다고 한다.
어나더랜드 관계자는 “외부 청년들이 지역에 내려와 삶을 실험해보는 공간으로 성하객잔을 운영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 동네 공간을 외지 청년들만 쓰느냐는 말도 많았다”며 “지역민들과 인식 차이가 좁혀지지 않다 보니 성하객잔의 원래 목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군에 건물째로 반납했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규모의 공간을 운영하면서도 행안부의 한시적 지원에만 매달려야 하는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열악한 인프라·적은 인구에 수익을 남기는 구조를 만들기 어려운데, 지자체 등 지원이 없는 한 행안부 지원이 끝나면 꼼짝없이 자금난에 빠질 상황이라는 것이다.
광주시 동구 청년마을 ‘서남예술촌’을 운영하는 김소진 대표는 “행안부 지원이 끝나면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연간 2억원의 정부지원금이 큰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건비와 월세, 리모델링 비용,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감당하면 매우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역 유휴 공간을 활용해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 기반을 만드는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외지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숙박 공간을 마을 안에 조성해야 하지만 이후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유지하기 어렵다”고 “국비 사업이긴 하지만 우리 지역으로 외지 청년들을 불러모았으니 지자체도 함께 협력해 지역 유휴공간 활용이나 임대료 지원 등을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희 행안부 사회연대경제지원과 팀장은 청년마을이 지역에서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인구 유입·공간활성화로 공간 가치가 상승하며 임대료 부담이 커지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팀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충남 서천에서 운영된 청년마을 ‘삶기술학교’의 경우 사업 종료 이후 공간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며 “이 때문에 더 저렴한 지역이나 지원 여건이 나은 곳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성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하성민 기자 hs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