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1년… 멈추지 않는 눈물 닦아주자
2025년 12월 29일(월) 00:00 가가
유가족 치유하는 길은 진상규명 뿐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와 충돌해 179명이 숨졌다.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유가족들의 시간은 1년 전 그날에 멈춰서 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에게 지난 1년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사는게 아니라 그냥 숨 쉬고 있을 뿐이었다. 돌아오지 못한 아들, 딸, 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남은 가족들의 삶을 잠식했다.
숨진 아들을 잊지 못해 매달 휴대전화 요금을 내면서 보관하고 있는 70대 아버지, 날마다 딸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는 50대 어머니는 딸의 방을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20대 딸은 돌아오지 못한 부모에게 매일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지만 ‘읽음’ 표시가 뜨지 않는 현실에 좌절한다. 살아남은 유가족들의 일상이다. 함께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돌아오지 못한 가족이 사회에서 잊혀질까 하는 두려움이 남겨진 유가족의 가슴을 옥죈다.
전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유가족 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의료기록 분석을 보면 10명 중 9명이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 자살 가능성이 있는 유가족도 17.1%에 달했다. 절반 가까운 42%는 “유가족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치유다. 하루빨리 참사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사회가 따뜻한 손을 내밀어야 한다.
치유의 전제 조건은 진상 규명이다. 그날의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밝혀내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고 원인 규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부실 편파 조사로 1년 동안 진상 규명에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했다. 셀프 조사로 유가족들의 불신만 가중시켰다. 다행히 국회가 항공철도사고조사법 개정안을 의결해 독립 조사기구 발족을 앞두고 있다. 여야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를 가동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간 것도 진상 규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국조특위는 사고 핵심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여는 등 한 달 동안 진상 규명에 집중한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세 가지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조류 충돌이 직접적인 원인인지와 공항 측이 조류 충돌 방지 역할과 관제를 충실히 했는지 들여다 보아야 한다. 엔진 등 기체결함과 조종사 과실 여부 판단도 필요하다. 사조위가 블랙박스 공개를 거부하며 조종사 과실쪽으로 결론을 내려다 유가족들의 반발을 사 신뢰를 상실한 것을 감안하면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국가 기관에 의한 축소나 은폐 의혹과도 연관돼 있는 만큼 유가족들이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둔덕으로 조성돼 항공 안전기준을 위반했다며 시정 권고했다. 뻔한 결론을 사고 발생 1년 만에 내놓은 점은 아쉽지만 차제에 로컬라이저 둔덕과 관련해 설계와 시공, 관리 과정에서의 부실이 있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진상 규명은 국조특위와 새로 출범할 독립 조사기구의 의지에 달려 있다. 진상 규명만이 유가족들을 치유하고 더 이상 불행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추모위원회’를 꾸려 ‘치유 휴직’ 제도를 도입하고 추모 기념관 등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무안공항을 다시 열어 정상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진상 규명을 통해 유가족을 치유한 뒤의 일이지만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존폐 위기에 몰린 여행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고 지역민들에게 하늘길을 열어주는 것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광주 군·민간 공항 이전으로 서남권 관문공항 계기를 마련한 무안공항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으로 거듭나는 것도 12·29 참사 해결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유가족들의 시간은 1년 전 그날에 멈춰서 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에게 지난 1년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사는게 아니라 그냥 숨 쉬고 있을 뿐이었다. 돌아오지 못한 아들, 딸, 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남은 가족들의 삶을 잠식했다.
국조특위는 사고 핵심 관계자를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여는 등 한 달 동안 진상 규명에 집중한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세 가지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조류 충돌이 직접적인 원인인지와 공항 측이 조류 충돌 방지 역할과 관제를 충실히 했는지 들여다 보아야 한다. 엔진 등 기체결함과 조종사 과실 여부 판단도 필요하다. 사조위가 블랙박스 공개를 거부하며 조종사 과실쪽으로 결론을 내려다 유가족들의 반발을 사 신뢰를 상실한 것을 감안하면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국가 기관에 의한 축소나 은폐 의혹과도 연관돼 있는 만큼 유가족들이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둔덕으로 조성돼 항공 안전기준을 위반했다며 시정 권고했다. 뻔한 결론을 사고 발생 1년 만에 내놓은 점은 아쉽지만 차제에 로컬라이저 둔덕과 관련해 설계와 시공, 관리 과정에서의 부실이 있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진상 규명은 국조특위와 새로 출범할 독립 조사기구의 의지에 달려 있다. 진상 규명만이 유가족들을 치유하고 더 이상 불행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추모위원회’를 꾸려 ‘치유 휴직’ 제도를 도입하고 추모 기념관 등을 조성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무안공항을 다시 열어 정상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진상 규명을 통해 유가족을 치유한 뒤의 일이지만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존폐 위기에 몰린 여행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고 지역민들에게 하늘길을 열어주는 것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광주 군·민간 공항 이전으로 서남권 관문공항 계기를 마련한 무안공항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으로 거듭나는 것도 12·29 참사 해결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