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숙 시조시인 ‘새, 허공을 뚫다’ 펴내
2020년 04월 02일(목) 00:00 가가
광주 출신, 두번째 작품집…전통의 율격·서정성 조화
“겉으로는 화려하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한 여인이 있다. 그녀와 난 운명처럼 서로 묵여 있고 언제부터인가 꽁꽁 숨겨둔 이야길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때로는 눈물 흘림녀서 때로는 흥분하면서 밤새도록 놀아주다가 나의 시는 시작되었다.”
광주 출신 최양숙 시조시인이 두 번째 작품집 ‘새, 허공을 뚫다’(고요아침)이 펴냈다.
첫 작품집 ‘활짝, 피었습니다만’ 이후 2년만에 발간한 시조집에는 개성적인 목소리와 형식, 운율이 잘 어우러진 작품들이 담겨 있다. “쉽게 읽히면서도 인간의 숨소리를 허물없이 보여주는 뜨거움을 진솔하게 쓰고 싶다”는 시인의 말처럼, 각각의 시조는 오늘을 사는 이들의 내면을 응시한다.
“떨어지는 꽃을 향해/ 어둠이 밀려왔다// 꽃잎과 어둠 사이/ 어둠과 꽃잎 사이// 허공이 피어 있었다/ 새, 허공을 뚫었다// 꽁지가 통과할 무렵/ 구멍 속 길이 났다// 물무늬 만들어낸/ 구멍들 사이로// 꽃잎을 한 장 물었다/ 새, 허공을 날았다”
표제시 ‘새, 허공을 뚫다’는 시인의 문학적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압축적인 언어와 깊이 있는 사유, 단아한 율격은 모자라람도 넘치지도 않는다. 낙화의 순간과 어둠이 내리는 시간 그리고 허공을 향해 길을 내듯 날아가는 새의 이미지가 정밀화처럼 다가온다.
이밖에 ‘겨울매미’, ‘백련사 동백’, ‘오래전 한 아이는’, ‘감금되다’, ‘산들은 그리운 곳에’ 등도 수작이다. 전통의 율격과 서정성, 그리고 세련된 언어감각과 시적 형상화는 확장된 시조의 지평을 보여준다.
한편 최 시인은 중등학교 국어과 교사로 활동했으며 1999년 ‘열린시조’ 봄호로 등단했다. 2015년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시조문학작품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사래시동인, 율격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첫 작품집 ‘활짝, 피었습니다만’ 이후 2년만에 발간한 시조집에는 개성적인 목소리와 형식, 운율이 잘 어우러진 작품들이 담겨 있다. “쉽게 읽히면서도 인간의 숨소리를 허물없이 보여주는 뜨거움을 진솔하게 쓰고 싶다”는 시인의 말처럼, 각각의 시조는 오늘을 사는 이들의 내면을 응시한다.
“떨어지는 꽃을 향해/ 어둠이 밀려왔다// 꽃잎과 어둠 사이/ 어둠과 꽃잎 사이// 허공이 피어 있었다/ 새, 허공을 뚫었다// 꽁지가 통과할 무렵/ 구멍 속 길이 났다// 물무늬 만들어낸/ 구멍들 사이로// 꽃잎을 한 장 물었다/ 새, 허공을 날았다”
한편 최 시인은 중등학교 국어과 교사로 활동했으며 1999년 ‘열린시조’ 봄호로 등단했다. 2015년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시조문학작품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사래시동인, 율격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