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곳곳에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내 들어설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플래카드가 가득하고 시위도 끊이질 않는다. 벌써 2년째다. 하지만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 갈등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게 더 큰 문제다.

◇시위만 2년째…=지난 13일 나주시청 앞에서는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쓰레기 연료 사용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노조협의회(광전노협), 자발적 시민모임 등 지역주민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병합발전소 가동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나주시의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촉구하며 강인규 나주시장과 김선용 시의회 의장을 향한 집단 항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했다. 아예 풀뿌리 정치가 죽었다는 의미로 지역 정치인을 규탄하는 문구가 적힌 만장기를 앞세우고 행진도 했다.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시위는 지난 2017년 8월 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차량에 걸고 지역을 돌며 반대활동을 펼치는 것을 시작으로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범대위측은 지난해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앞 빛가람호수공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13일까지 87회째로, 오는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범대위, 전남도, 나주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참여하는 ‘민관협력 거버넌스’ 회의가 끝나면 다시 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집회를 연다.

혁신도시와 나주지역 곳곳에는 이들의 목소리가 담긴 플래카드가 내걸린 상태로, 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목소리 외에 오랫동안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오프라인과 달리, 환경유해성 검증을 거쳐 가동 여부를 결정하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갈등도 그대로=오랜 기간 동안 시위가 열리고 있음에도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나주 지역민들과 한국지역난방공사 간 갈등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간극을 좁히겠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범대위, 전남도, 나주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꾸렸지만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한 상태다. 이들은 8차례나 회의에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시험 가동을 2개월간 진행한 뒤 60일간 본가동을 실시키로 하는 등 잠정 합의까지 이뤘다가 지역민 반발이 거세지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이후부터 거버넌스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나주SRF 열병합발전소 시민감시단이라는 단체는 최근 거버넌스의 무책임함과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주=손영철 기자 ycs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