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전남에서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올 들어 광주에서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광주북부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7시30분께 광주시 북구 우산동의 한 주택 2층 거실에서 A(여·81)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요양보호사가 발견했다. A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6일 오후 1시 40분께 숨졌다. A씨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고, 선풍기에 의지해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A씨는 매일 요양보호사가 집을 방문해 집안 일을 도와주는 재가서비스를 받고 있었으며, 요양보호사는 경찰에서 “지난 2일에는 A씨의 상태가 괜찮았는데 하루 뒤 가보니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선풍기에 의지하며 열대야를 견디던 중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6일 밤 9시께에는 보성군 벌교읍 영등리 야산에서 B(74)씨가 숨져 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벌교의 한 요양원에 머무르는 B씨는 이날 오후 3시께 요양원 인근에 있는 부모님 산소에 벌초하러 나간다며 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원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6시께까지 B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마을 주민들과 함께 B씨를 찾아 나섰으며, 부모님 산소 인근 나무 밑에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B씨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지만 가벼운 거동은 가능해 평소에도 부모님 산소를 자주 돌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벌초를 하던 중 잠시 휴식을 취하다 더위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7일 현재 온열질환에 의한 사상자는 광주 89명(사망 1명), 전남 233명(사망 3명·6일 기준)이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벌교=김윤성 기자 kim0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