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름축제가 폭염에 직격탄을 맞았다. 더워도 너무 더운 탓에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은 상가부스를 철수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길 기대했던 지역민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31일 강진군과 고흥군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강진청자축제가 지난 28일 개막해 오는 3일까지 7일간 열리고 있다. 또 전남도 유망축제로 지정된 고흥우주항공축제는 지난 28일부터 8월1일까지 5일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폭염이 기승을 부린 탓에 축제장을 찾는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가량이 줄었다.

강진군은 이날 “축제 개막 후 사흘간 4만3000명이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명이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폭염 탓도 있지만 20년째 변하지 않은 진부한 프로그램도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로그램이 식상해 관광객이 재방문하지 않고 지역주민들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문객이 끊기면서 청자 판매 매출도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3억원이었던 청자 판매 매출이 올해 1억6000만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는 해마다 5000원권 청자티켓 20억원 상당을 발행했던 것을 올해 중단하면서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축제장이 썰렁하자 일부 상인들은 부스를 철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청자협동조합 관계자는 “축제장에 방문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청자 매출이 급감했다”며 “살인적 폭염 탓도 컸지만 도자기업체들이 똑같은 상품을 복제해 내놓는 등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흥우주항공축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8만1000명이 다녀갔던 이 축제에 올해는 지난 30일까지 사흘간 3만4000명이 발걸음을 했다. 앞으로 남은 축제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방문객은 5만명 가량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방문객이 40% 감소하는 셈이다.

반면 정남진장흥물축제는 참신한 프로그램과 더위 덕분에 대박이 났다. 지난 28일 펼쳐진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에는 1만명이 넘는 구름인파가 몰리며 역대급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축제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층 젊어진 축제의 비결은 ‘워터 락 풀파티’, ‘지상 최대 물싸움’ 등 참여 위주의 축제 프로그램의 덕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