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수입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광주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1대당 평균가격이 470만원 상승하는 등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광주 자동차산업의 미국 수출 의존도가 50%에 달해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한 외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평화당 장병완·천정배·김경진·최경환 의원 등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은 광주시와 함께 16일 오전 국회에서 ‘광주 자동차 산업 위기극복 긴급간담회’를 하고 미국의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에 따른 국내 자동차 산업의 피해와 대책을 논의하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들 의원을 비롯해 산업부 강성천 통상차관보와 최남호 시스템산업정책관, 광주시 정종제 행정부시장과 이상배 전략산업본부장, 기아자동차 박한우 사장 등이 참석했다.

광주시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소울, 스포티지 등 광주에서 생산된 차량의 50.1%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자동차 부품도 11.8%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는 광주지역 자동차산업과 지역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고 호소했다. 또 광주지역 기아차 광주공장 협력업체 21개사 중 18개사는 기아차 광주공장에만 납품하고 있어 미국 고관세 정책에 따른 피해를 지역 협력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병완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기아차 뿐만 아니라 전국 자동차 산업이 풍비박산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특히 광주의 경우 지역 수출액 45%, 제조업 종사자 10%, 총 생산액 30%를 차지한 자동차 수출길이 막히면 수백여개 협력업체의 생계 막막해지고 일자리 감소로 제2의 군산지엠사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천정배 의원도 “광주처럼 자동차 산업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지역은 초토화 위기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것을 막아내야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지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행정부의 최종적인 입장이 정해질 때까지 국회는 국회대로, 업계는 업계대로 대응을 하고 대통령도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외교를 펼쳐야 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경환 의원은 산업부의 대응방안에 대해 “19일부터 미국 상무국에서 공청회가 열리는데 여기에 (산업부가) 범부처 민관합동 사절단을 파견해서 한국측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했다”며 “또 미국 상무부·국무부·백악관의 경제외교 핵심인사, 정·재계 핵심인사에게 한미 동맹의 안정적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캐나다, 멕시코, EU(유럽연합) 등 국제 공조를 추진하고 미국을 향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박지경 기자 jkpark@kwangju.co.k

r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