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의원(여수 을)이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 부의장에 선출됐다.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광주의 박주선 의원(동남 을)이 부의장을 맡았다. 국회 전반기와 하반기 국회부의장을 광주·전남을 지역구 국회의원이 잇따라 맡은 것은 헌정 사상 최초다.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원만한 성품과 성실성으로 여야 의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다당제 구도하에서도 좀처럼 열리지 않는 협치의 길을 열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차기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의 빅뱅과 함께 호남 정치권의 지형 변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광주일보는 15일 주승용 국회부의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회 운영 계획과 정치 전망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의 국회를 진단한다면? 원활한 운영을 위한 복안이 있는지.

▲국회는 꽉 막혀있다. 여야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민생과 경제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각종 민생개혁법안은 처리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결국 협치가 화두다. 여권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지금까지는 실망스럽다. 높은 지지율에 취해있다. 청와대가 일방적 국정 운영에 나서고 내각과 여당은 뒤 따라가기 바쁘다. 야권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이번 정기국회에서부터 생산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여야의 협치가 이뤄질 수 있는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겠다. 다당제 국회 구도에서 제３당 출신 부의장이라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유한국당을 소통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개혁입법연대’가 가능하지 않나.

▲일단 개혁 법안 가운데 모든 정당의 합의가 가능한 법안들만이라도 우선 처리해야 한다. 논란이 있는 법안은 개혁입법연대라는 큰 틀에서 조율해 가야한다. 여야 협치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보수 정당이 일방적 반대에만 나선다면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다.

－호남 정치가 분열되면서 호남의 정치적 역량이 약화됐다는 시각이 있는데.

▲호남 민심은 ２년 전 국민의당을 통해 다당제 구도라는 역사적인 ‘제３의 길’을 창출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이를 제대로 받들지 못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란 속에서 이견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당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됐다. 분열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지방선거에 참패,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 당장 길이 보이지는 않지만 호남 정치가 여기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민심을 등대 삼아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길이란 정계개편을 말하는가.

▲그렇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정계개편의 지각변동에 직면할 것이다. 우선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내 패권주의 등 분열과 갈등이 시작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도 단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경제와 민생은 위기 상황이다. 여권은 집권 2년차에 상당한 위기를 맞을 것이다. 야당은 말 할 것도 없다. 자유한국당은 분당이 시간문제인 것 같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면 생존하기 힘들다. 결국 정계개편은 시간문제다.

－중진 책임론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

▲책임을 통감한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아 있을 순 없다. 호남 중진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새로운 길을 만드는데 중진들이 헌신해야 한다. 그것이 현재의 호남 정치권이 직면한 현실에 중진들이 책임지는 것이다. 제가 먼저 호남 의원들과 정치권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역할을 하겠다.

대담=임동욱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