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충(魏元忠, ?∼707)은 송주 송성현 출신으로 당 고종과 측천 황제 때의 명신이다. 젊은 시절 태학에서 학문에 정진했는데 기개가 넘쳤다. 678년 고종에게 직접 돌궐을 막을 계책을 올렸다. 장군 집안에서만 장수를 뽑아 군사 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상벌에 원칙이 없음을 지적했다. 또한 백성들이 말을 기르도록 허용해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종은 중서성에서 당직을 서고 황제를 알현할 수 있도록 명하였다. 682년 고종은 장안에 기근이 발생하자 동도인 낙양으로 옮기려 하였다. 가는 길목에 도적이 많아 감찰어사 위원충으로 하여금 보좌토록 하였다. 황제의 역마를 잘 호송해 병사와 말이 수만에 이르렀지만 일전도 잃어버린 것이 없었다.

684년 측천무후의 전횡에 맞서 이경업의 난이 일어났다. 측천은 고종의 사촌형 이효일을 양주도대총관으로 임명해 30만을 거느리고 난을 진압토록 명하였다. 그러나 이효일은 군대를 지휘해 본 경험이 없었다. 전중시어사 위원충을 군사참모로 붙여주었다. 그는 세가지 계책을 건의했다. 첫째는 임전무퇴의 자세였다. 둘째는 이경업의 주력군 대신 동생 이경유 군을 먼저 공략하자는 주장이었다. “그는 도박꾼 출신으로 전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니 쉽게 공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경유를 이긴 후 그 기세를 타고 나아가면 적들은 당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전진해 공격하니 이경유는 줄행랑쳤다. 셋째로 화공(火攻) 전략을 건의했다. 11월 정부군과 반란군은 현 안후이성 바이타강에 해당하는 하아계에서 격돌했다. 겨울이라 서북풍이 강하게 불었고 주변에 마른 갈대가 무성했다. 화공 전략을 펴니 순식간에 반란군이 무너졌다. 이경업의 난은 신속히 진압되었다.

689년 수주로 유배된 이경업 동생 이경진이 돌궐로 달아나려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연류되었다. 낙양현령이었던 그도 영남으로 유배되었다. 그러나 이경진에게 속은 사실이 밝혀져 관련자들이 모두 사면되었다. 다들 환호하는데 그만이 “사면령이 거짓인지 진짜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며 태연자약 하였다. 측천의 사신이 오자 말하기를 “칙서를 선포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따름입니다.” 칙서가 선포되자 그때야 천천히 일어나 춤을 추며 두 번 절하였다.

692년 그가 병이 들자 감찰어사 곽패가 문병해 그의 똥을 맞보고는 기뻐하며 말하였다. “대부의 똥이 달면 걱정스럽겠지만 지금 맛이 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상분지도(嘗糞之徒)의 고사가 여기서 유래했다. 혹리 내준신이 꾸민 역모에 말려 국문을 당하였다. 시어사 후사지가 국문하였으나 굴하지 않았다. 그를 끌고 가도록 명령하자 말하기를 “네가 만약 나의 머리를 원한다면 바로 잘라서 가져갈 것이지, 어찌 모반을 인정토록 하느냐.” 강직한 성품으로 여러번 죄에 연류되었다. 측천이 묻기를 “경은 지난 날 자꾸 참소당했는데 왜 그리한가?” 대답하기를 “신은 마치 사슴과 같을 뿐입니다. 얽어매는 사람들이 신의 고기를 붙잡아서 국을 끓이고자 하는데 이를 피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장창종, 장역지 형제가 측천의 신임을 받아 조정을 좌지우지하였다. 낙양장사로 있는데 장역지의 노복들이 큰 저자를 어지럽히자 몽둥이로 때려죽였다. 재상이 되자 황제는 장역지의 동생 장창기를 옹주자사로 삼고자 재상의 뜻을 물었다. 그는 “장창기는 나이가 어리고 관리의 일을 익히지 아니했습니다.”고 반대했다. 장씨들이 그를 침소해 고요현위로 강등되었다. 이임하는 날 황제에게 말하였다. “신은 늙어서 지금 영남으로 향하면 죽는 것이 열이라면 사는 것은 하나입니다. 폐하께서는 훗날에 반드시 신을 생각하시는 때가 있으실 것입니다.” 황제가 그 까닭을 물으니 장씨 형제를 가르키며 “이 두 어린애들이 끝내는 조정을 어지럽히게 될 것입니다” 장간지의 쿠데타로 중종이 복위되었다. 중서령 직에 있던 그는 아들 위승이 태자 이중준의 난에 휘말려 무천현위로 강등되었다.

707년 임지로 가던 중 사천성 부릉에 이르러 세상을 떠났다. 710년 예종은 그의 관작을 회복시키고 중종 묘에 배장토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