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업(李敬業, 636∼684)은 조주 이고현 출신으로 명장 이적의 손자다. 측천무후의 전횡에 반대해 난을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살해당했다.

원래 서씨였으나 이적이 공을 세워 이씨 성을 하사받았다. 아버지가 일찍 죽어 영공 작위를 세습하였다. 고종 사후 측천은 아들 이단을 예종으로 즉위 시킨 후 칭제(稱制)하였다. 그는 태복소경을 거쳐 사천성을 담당하는 미주자사 직에 있었다. 684년 동생 주질현령 이경유, 급사중 당지기, 장안주부 낙빈왕, 첨자사직 두구인 등과 양주에 모여 반란을 모의했다. 폐위된 여릉왕 중종을 복위시킬 것을 결의했다.

예종은 책봉 의식을 마친 후 다른 궁전에 연금되었고 측천이 정사를 처리하게 되었다. “황제께서 선황을 잃은 비통함으로 인해 잠시 정사를 돌볼 수 없어 대신해 정사를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그녀는 폐태자가 된 둘째 아들 이현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는 측천의 언니 한국부인의 소생으로 알려졌다. 연호를 문명에서 광택으로 바꾸고 동도 낙양을 신도로 바꾸었다. 관직도 손질해 산서성을 문창대로 중서성을 봉각, 문하성을 난대로 바꾸었다. 이조, 호조 등 6부를 천·지·춘·하·추·동 6관으로 변경했다. 무씨 조상들을 추존하고 무씨 자제들을 기용했다. 사당 7개를 건립하고 5대 이내 조상을 모두 왕이나 왕비로 추존했다. 조카 무승사를 재상으로 무삼사를 병부상서로 승진시켰다.

그는 양주대도독이 되고 당지기와 두구인을 좌·우 장사로 삼았다. 위사온을 군사로 낙빈왕을 기실로 삼았다. 열흘 동안에 10만명을 모았다. 낙빈왕이 유명한 「무조 토벌을 위한 격문」을 써 주현에 보냈다. 격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씨는 온순하지 않고 지위도 한미하다. 일찍이 태종의 옷 갈아입는 것을 모시게 되었는데 말년에는 후일 고종이 된 이치를 음란하게 만들었다. 황후를 짓밟고 황제를 더럽혔다. 언니를 죽이고 오빠를 죽였으며 임금을 죽이고 어머니를 독살하였다. 오늘날 나라 안을 자세히 살펴보니 결국 어느 집안의 천하인가?”

측천은 격문을 보고 “누가 한 짓인가”라고 하문했다. 낙빈왕이 했다는 말을 듣자 “재상의 허물이다. 이와 같이 재주가 있음에도 기회를 얻지 못하였구나!”고 말하였다. 이경업은 죽은 태자 이현과 용모가 비슷한 자를 찾아 사람들을 속여 말하였다. “이현은 죽지 않았고 이 성안으로 도망쳐서 살고 있으며, 우리들에게 군대를 일으키라고 명령하였다.” 10월에 측천은 대장군 이효일을 대총관으로 임명해 군사 30만을 거느리고 반란을 토벌토록 하였다.

반란군은 북상하느냐 아니면 남하하느냐를 결정해야 했다. 위사온은 곧장 신도 낙양을 공략하는 것이 천하를 장악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곧바로 낙양을 지향한다면 천하에서는 공의 뜻이 근왕(勤王)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사방에서 호응할 것이다.” 감찰어사 설중장은 양자강 이남으로 진격해 천하를 할거하자는 주장을 폈다. “남경은 황제의 기운이 서린 땅이다. 장강은 천혜의 방어벽이 될 수 있으니 방어는 쉽고 공격은 어렵다. 먼저 강남을 취하고 북쪽으로 나아가 중원을 도모한다면 전진해도 불리할 것이 없고 후퇴해도 돌아갈 곳이 있다.” 이경업은 설중장의 뜻을 채택했다. 위사온이 두구인에게 말하였다. “병사들 세력이 합쳐지면 강대하고 나누어지면 약해지는데, 이경업은 병력을 아우르지 않고 낙양을 빼앗으려고 하니 실패가 눈앞에 있다.”

측천은 고종의 사촌형 이효일을 대장군으로 삼아 이경업이 내건 근왕의 구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토벌군은 이경업의 주력군 대신 동생 이경유 쪽을 공략했다. 전쟁 경험이 없는 이경유를 초반에 격파해 반군의 위세를 크게 약화시켰다. 11월 안후이성 하아계에서 격돌했는데 겨울이라 서북풍이 강하게 불었다. 마른 갈대가 무성한 점을 이용해 토벌군은 화공 전략을 펴 대승을 거두었다. 반군 7천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강에서 익사한 자도 부지기수였다. 이경업은 양주로 되돌아가는 도중에 부하 장수에게 피살되었다. 측천은 이경업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관작을 삭탈하고 성을 서씨로 되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