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은 연 평균 357만명(지난해말 기준)이 방문하는 인기 산 중 하나다. 하지만 무등산 탐방객이 늘어날수록 시끌벅적해지며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던 옛 모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이하 동부사무소)가 무등산 소음을 초록∼노랑∼빨강 등 색채로 표현한 ‘탐방로 소리등급도’와 ‘소리지도’를 20일 발표했다. 이른바 소음 심한 곳과 조용한 탐방로를 알려주는 지도다.

동부사무소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무등산 내 탐방로와 인접도로 18개 지점에서 소리경관(SoundScape·Sound와 Landscape의 합성어) 연구를 진행했다. 각 구간별 소리크기(㏈·데시벨) 측정 결과를 ▲1등급 30㏈ 이하 ▲2등급 30∼40㏈ ▲3등급 40∼50㏈ ▲4등급 50∼60㏈ ▲5등급 60㏈ 이상 등 5개 등급으로 나눠 2등급 이하는 조용한 지역, 4등급 이상부터는 소음 구간으로 지정했다.

‘탐방로 소리 등급도’를 살펴보면 무등산 전체 탐방로(166㎞)의 68.3%인 110㎞가 소음에 영향을 덜 받는 비교적 조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용한 탐방로는 바람재∼중머리재, 중머리재∼장불재, 장불재∼규봉암∼꼬막재 구간, 백마능선 구간(장불재∼화순 안양산) 등이다. 특히 화순군 이서면 도원마을에서 규봉암으로 오르는 1.2㎞ 구간은 전 구역이 30㏈ 이하로 측정돼 가장 조용했다.

등산객들이 목적지로 삼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머리재, 장불재 일부 지역은 4등급 이상이 나와 시끄러운 편에 속했다. 임도(林道)가 개설돼 있는 원효사∼너덜겅 약수터∼장불재 구간은 대부분 5등급으로 차량에 의해 심한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리지도’에서는 화순 도원마을 등 동남부권역에 조용한 지역이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상업지구가 형성된 지역은 전반적으로 소음 정도가 심했다.

조용한 지역은 도원마을을 비롯해 들국화마을(화순군 수만리), 평촌마을(광주시 충효동) 등이다.

반대로 증심사지구, 원효사계곡, 광주 용연마을 등은 광범위하게 소음 영향을 받고 있었다. 광주∼화순간 22번 국도 인접 지역도 높은 데시벨을 기록했다.

나경태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이번 조사는 무등산의 소음 관리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소리지도, 탐방로 소리등급도를 바탕으로 생태적으로 민감한 고지대의 소음 저감방안을 마련하고 탐방객들에게 소리 정보를 꾸준히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