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삼사(武三思, ?∼707)는 병주 문수 출신으로 측천무후의 이복 오빠 무원경의 아들이다. 무측천의 무주 왕조 수립에 기여했고 측천 사후 중종 치하에서 권세를 누렸으나 황태자 이중준의 쿠데타로 목숨을 잃었다.

측천이 정사를 책임지자 감수국사에 올랐다. 690년 측천이 무주 왕조를 세우니 양왕으로 책봉되어 사촌형 무승사와 함께 권력을 휘둘렀다. 승려 회의가 황제의 신임을 받자 크게 아부하였다. 696년 유관도 안무대사로 임명되어 거란의 북방 침입에 대비하는 임무를 맡았다. 미소년 장역지와 장창종이 황제의 총애를 받았다. 항상 붉은 분을 바르고 비단에 수놓은 옷을 입고 황제를 지근에서 보필했다. 무승사, 무삼사 등은 모두 장역지의 대문 뜰을 기웃거리며 신임을 얻고자 다투어 말의 채찍과 고삐를 잡으려 하였다. 황제의 측근인 상관완아를 애인으로 삼았다. 그녀는 고종때 측천의 폐위를 도모한 책임으로 처형된 재상 상관의의 손녀였다. 총명하고 문장에도 능해 황제의 최측근이 되었다. 이로써 그의 권세가 더욱 커졌다.

698년 무씨 형제는 황태자가 되기 위한 정치 공작을 벌였다. 이에 반대해 재상 적인걸, 장씨 형제는 여릉왕 이현을 황태자로 삼기를 주청했다. 적인걸은 폐하께서 이씨 성이 아닌 다른 성을 후계자로 삼으려 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말하기를 “고모와 조카 사이는 어머니와 아들과 비교하면 누가 더 가깝겠습니까? 폐하께서 아들을 세우면 천만년 뒤에도 태묘에 모셔져 제사를 올리고 무궁하도록 뒤를 이을 것이지만, 조카를 세우신다면 아직 조카가 천자가 되어 가지고 태묘에 고모의 신주를 모셔 놓고 제사를 올렸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황제는 적인걸, 이소덕 등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무씨 집안이 뒤를 이을 경우 자신의 자식들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 698년 3월 폐위되 병주에 유배중인 여릉왕 이현을 불러들였다. 이로써 무씨 형제의 뜻은 좌절되고 무승사는 화병이 들어 죽었다.

장씨 형제에 대한 황제의 신임이 깊어지자 장창종이 도교의 신선인 왕교의 후신이라고 아첨하였다. 황제에게 잘 보이려고 상양궁과 흥태궁을 건설했다. 황제가 즐겨 찾으니 비용이 많이 소요되 백성들이 크게 원망했다.

705년 대신 장간지가 주도한 쿠데타로 측천 황제가 퇴임하고 당 왕조가 부활되었다. 장씨 형제는 주살되었으나 무삼사는 목숨을 건졌다. 대신 유유구는 “무삼사가 아직 살아있으니 공들은 끝내 묻힐 땅이 없을 것인데 만일 일찍 도모하지 않으면 배꼽을 물어뜯으려 해도 따라 잡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고 주청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일찍이 그의 아들인 무승훈은 중종의 딸 안락공주와 결혼했다. 이에 따라 황제는 무삼사와 더불어 정사를 논하고 장간지 등은 모두 그의 통제를 받게 되었다. 그는 중종의 황후인 위씨와 사통해 무씨 집안이 다시 권세를 누리게 되었다. 사공·동중서문화삼품으로 재상의 직위에 올라섰다. 그는 위황후와 공모해 공신의 힘을 약화시키고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은 사람을 배척했다. 706년에는 경휘, 환인범, 원서기를 활주 명주 예주 자사로 삼아 지방으로 내쳤다. 중종의 아들인 이중준이 황태자가 되었는데 생모는 위황후가 아니었다. “성격은 사리에 밝고 결단성이 있으나 법도가 적다”는 평을 들었다. 과감하지만 상례를 벗어나는 성향의 인물이었다. 위황후의 자식이 아닌 까닭에 누이 안락공주와 그 남편 무승훈에게 업신여김을 당했다. 당이 다시 부활됐으니 왕조를 찬탈했던 무씨 집안을 처단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삼사 부자가 조정을 좌지우지하고 누이 안락공주가 공작을 펴 자신을 폐하고 스스로 황태녀가 되려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707년 가을 쿠테타를 일으켜 우림대장군 이다조 등을 끌어들여 무삼사 부자를 죽였다.

궁궐로 쳐들어갔으나 궁위령 양사욱이 이다조의 사위 야호리를 베자 전열이 무너져 결국 패했다. 황태자는 도망치다 측근에게 살해되었다. 이후 무삼사는 태위·양선왕으로 추증되고 무승훈도 개부의동삼사·노충왕으로 추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