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덕(李昭德, ?∼697)은 장안 출신으로 태종때 시어사를 지낸 이건우의 아들이다. 무측천이 세운 무주때 재상을 역임했는데 혹리 내준신과의 갈등으로 처형되었다.

과거에 합격해 관직생활을 시작했다. 어사중승이 되었는데 잘못을 저질러 능수 현위로 좌천되었다가 병부시랑으로 복귀했다. 691년 낙양 사람 왕경지가 측천 황제의 조카 무승사를 황태자로 책봉해줄 것을 상소했다. 그는 황제를 만나 “지금 무씨가 천하를 가지고 있는데 어찌 이씨를 후사로 삼으십니까?”라며 황태자 교체를 간청했다. 황제는 진노해 봉각시랑 이소덕에게 왕경지를 장형에 처하도록 했다. 그는 “이 도둑놈이 우리 황태자를 폐립하고 무승사를 책립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며 몽둥이로 때려 죽였다. 그는 황제에게 간하기를 “황태자께서는 폐하의 아들입니다. 폐하께서 몸소 천하를 소유하고 계시니 어찌하여 조카를 후사로 삼을 수 있겠습니까?”

692년 은밀히 황제에게 고하였다. “위왕 무승사의 권세가 너무 심합니다.” 황제가 “나의 조카라 심복으로 일을 맡겼다”고 답했다. 그가 말하기를 “조카와 고모가 가까운 것이 부자지간과 어떻습니까? 지금 무승사는 조카여서 친왕이 되었고, 또 재상이 되어 권력이 임금과 같게 되었으니, 신은 폐하께서 오랫동안 천위를 안전하게 보존할 수 없게 될까 두렵습니다.” 황제가 놀라서 “짐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였다. 그해 8월 무승사를 정치에서 손떼게 하고 이소덕을 중서시랑으로 삼았다. 이일로 무승사가 황제에게 그를 헐뜯자 황제는 “나는 이소덕을 임명하고 평안하게 잠잘 수 있었다. 이 사람이 나를 대신하여 힘쓸 것이니, 너는 거론치 마라.”고 답하였다.

황제가 상서로운 것을 좋아해 어떤 자가 붉은색의 문양이 새겨진 흰 돌을 바치면서 “충성된 마음 때문입니다”고 말하였다. 그가 성을 내면서 “이 돌이 충성심이라면 다른 돌들은 모두 반역이란 말인가?” 양주 사람 호경이 거북이의 배에 붉은색의 옻으로 “천자께서는 만만년 하십시오”라는 글을 써 바쳤다. 그가 칼로 다 깍아낸 후 재판을 받도록 주청하였다.

황제의 신임이 깊어지니 그의 권력남용이 자못 심해졌다. 공조참군 구음이 아래와 같이 준열한 상소를 올렸다. “개미구멍이 둑을 무너뜨리고 바늘 끝이 기운을 덜어 없애며, 권력은 무거워서 한번 떠나면 그것을 거두어 오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장상과의 등주 역시 ‘석론’에서 수천자에 걸쳐 그의 전횡을 상세히 밝혔다. 황제가 남빈 현위로 삼았다가 지방에 유배시켰다.

그는 권세를 휘두른 혹리와 갈등을 빚었다. 693년 민간인은 비단을 비축할 수 없도록 금지령을 내렸는데 시어사 후사지가 몰래 비단을 비축한 사실을 조사해 장살시켰다. 이로 인해 혹리 집단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태복소경 내준신이 그가 반역죄를 저질렀다고 무고해 투옥되었다. 내준신 일파는 무씨 일족과 황제의 딸 태평공주 등을 반역을 꾀했다고 몰아 일거에 숙청해 권력을 공고히 하려 획책했다. 어느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고심하던 황제는 백성들 원성이 자자한 내준신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처벌 문제로 고심하던 황제는 황궁을 거닐다가 신하 길욱에게 세간의 여론을 물었다. 그는 답하기를 “밖의 사람들은 내준신에 관한 주문이 내려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황제는 “내준신은 나라에 공이 있어 그 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길욱이 재차 말하기를 “그는 불량배들을 모아서 관계를 맺고서 어진 사람에게 죄를 씌우며, 뇌물을 감추어 둔 것이 산과 같고, 억울한 원혼이 길에 가득 차 있으니 나라의 도적인데 어찌 애석하게 생각하겠습니까?”

697년 6월 내준신과 이소덕이 같은날 기시(棄市)되었다. 그는 결국 혹리 집단을 처벌하는 도구로 처형된 것이다. 그가 죽은 것에 마음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나 내준신의 시신은 다투어 씹어 먹었다. 눈을 후벼내고 얼굴을 벗겼으며 심장을 꺼냈다고 한다. 그는 무측천의 뜻을 잘 헤아려 신임을 얻어 재상 지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지나친 재기가 그의 명을 재촉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