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중소형 마트에서 판매 중인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에서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의 21배 초과해 검출됐다. 해당 제품은 나주시 공산면 한 산란계 농가에서 생산된 ‘부자특란’이다. 축산 당국은 시중에 유통된 4만2000여개의 ‘부자특란’ 긴급 회수에 나섰지만, 상당수 물량은 이미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나주시는 유기합성 농약을 사용할 수 없는 ‘친환경축산물 인증(무항생제)’을 받은 해당 농가에 ‘비펜트린’ 성분이 함유된 ‘와구 프리 블루’ 농약을 공급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전남도는 나주시 공산면 한 산란계농가가 생산·유통하고 있는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시중에 유통 중인 계란 제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것은 처음이다.

비펜트린은 닭의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살충제로, 사육장 등에 살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 농가는 기준치를 크게 초과해 문제가 됐다.

광주지방식약청에 따르면 나주지역 식용란 수집·판매업체의 계란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해당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부자특란, 13-006GE)에서 비펜트린이 기준치(0.01ppm)의 무려 21배인 0.21ppm이 검출됐다.

이 농가는 친환경축산 인증을 받았으며,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 제품인 ‘부자특란’을 생산, 시중에 유통하고 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탓에 살충제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농장이다. 하지만 진드기가 크게 늘어나자 사육장에 살충제를 살포한 것으로 전남도는 파악하고 있다.

나주시는 산란계협회의 요청을 받아 이 농장을 비롯한 ‘친환경축산물 인증(무항생제)’ 산란계 농장 25곳에 해당 제품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주시는 산란계협회의 추천을 받아 방역협의회를 구성해 지난 4월 조달청에서 제품을 구입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제품 사용설명서에 나온대로 닭이 우리(케이지)에 있을 때 사용하면 안되고 비어있을 때만 써야 한다. 약을 사용했을 경우 우리를 세척한 후 닭을 입식해야 한다고 농가에 설명했다”며 “친환경축산물 인증 농장에 해당 제품을 공급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해당 농가의 경우 친환경축산물인증 농가로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할 수 없음에도 이를 사용한 만큼 친환경축산물(무항생제) 인증을 취소할 방침이다.

이 농가는 8만 마리의 산란닭을 사육하고 있으며, 알을 낳을 수 있는 3만 마리에서 하루 1만8000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이 농가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시중에 공급한 계란 물량은 4만1910개다. 광주지역 7개 중소형 마트에 공급됐으며, 대부분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시중에 공급된 계란 상당수가 이미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팔리지 않은 물량은 빠른 시일 내에 전량 회수해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출하가 중지돼 농장에서 보관 중인 계란 3만6000개도 폐기처분하고 앞으로 2주간 생산한 계란도 폐기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도는 후속 조치로 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 잔류물질 원인 조사와 추가 검사를 2주 간격으로 2차례 실시토록 했다. 도는 또 지역 산란닭 사육농가 97농가에서 생산하는 계란을 대상으로 피프로닐 등 27종의 농약검사 항목을 농산물품질관리원과 도동물위생시험소를 통해 전수 검사하고 있다.

이날 현재 63개 농장의 검사를 완료했으며, 정상으로 판정된 농가에 대해서는 합격통지서를 보내 정상 출하토록 했다. 나머지 농가의 검사결과는 17일 오전 중 나올 예정이다. 최근 폭염 등으로 진드기 개체가 늘어나면서 일부 농가에서 살충제 살포량을 늘려 유해 성분이 초과 검출되는 사례가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