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여회(杜如晦, 585-630)는 현재의 섬서성 장안현인 경조 두릉 출신으로 자는 극명이다. 대대로 북주와 수나라에서 관직 생활을 한 관료가문 출신이다. 당 고조때 진왕부병참군이 되어 태종 이세민의 막료가 되었다. 방현령과 더불어 태종 재위 초기 조정을 안정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수양제 시절 현위 벼슬을 잠시 지낸 후 초야에 묻혀 지내다가 방현령의 천거로 이세민의 참모가 되었다. 학문이나 경륜은 높지 않지만 일을 결단하고 추진하는 능력이 뛰어난 점을 높이 산 것이다. 황태자파와 세민의 갈등이 나날이 심해졌다. 두건덕, 왕세충 등 당왕조에 대든 핵심 반당세력을 진압하는데 세민의 공이 컸다. 이에 고조는 그에게 천책상장(天策上將)이라는 준태자급 직위를 주고 크게 우대했다. 위기감이 커진 황태자 세력은 세민의 힘을 약화시키려 했다. 그 결과 측근인 방현령과 두여회가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해 결국 626년 유명한 현무문의 정변이 일어났다. 세민은 방현령, 두여회, 장손무기, 위지경덕 등의 보좌에 힘입어 권력투쟁에서 승리하고 부친 고조로부터 양위를 받아 제위에 올랐다. 위대한 정관성세가 시작되었다.

방현령과 두여회는 크게 중용되었다. 그는 병부상서로 승진하고 채국공에 봉해졌다. 628년 이부상서를 겸하였고 629년 우복야가 되어 관리 선발을 책임졌다. 당나라의 제도와 법령은 사실상 이 두사람이 만들었다. 궁궐의 규모에서 문물에 이르기까지 이 두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세상에서 그들을 방두(房杜)라고 부를 정도로 조정의 대들보였다. 방현령의 기획력과 두여회의 추진력이 정관 초기의 국정운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방현령이 계획하고 두여회가 집행한다는 방모두단(房謀杜斷)의 고사가 탄생했다. 후세 사서에 이들의 협치에 관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방두, 태종을 보좌해 정관의 치적을 이루었다. 후세에 이를 정치의 모범으로 삼았다. 공명정대한 처신이 한결같아 따로 물어볼 것이 없었다. 이는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는 극치에 가깝다”라며 극찬하고 있다.

629년 태종은 방현령과 두여회에게 “공들은 재상이 되었으니, 마땅히 널리 능력 있는 자를 찾아 재능에 따라 임무를 주어야 한다. 이것이 재상의 신분이다”고 말하였다. 특히 이부상서 두여회에게 구체적 인재 등용법을 주문했다. 태종은 “이부가 사람을 고르는 일을 보니 그저 구두시험에 있어 쓰는 말이니 기록의 서식만으로 사람을 평가해 그 덕행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 이래서는 안된다. 이렇게 하면 착한 사람을 얻을수 있는가”라며 형식적 인재등용 방식을 비판했다. 두여회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漢 나라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먼저 그 사람의 행위가 그 마을에 본보기가 되어 있는가 그것을 알아본 연후에 관리로서 채용하였습니다. 그런 탓으로 당시는 인재가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지금은 얼굴표정이나 태도를 그럴 듯하게 위장한 교묘한 언사로 지식을 포장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 모든 거짓을 꿰뚫어 볼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황제와 중신의 인재 걱정이 당왕조의 튼튼한 반석이 되었다. 두여회는 유능한 인재를 뽑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인재가 아니라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를 선발했다. 항상 모자라는 것처럼 인재선발에 임했다. 이에 따라 정관시대 유능한 인재가 넘쳐나게 되었다.

태종은 방현령과 국사를 논의할 때마다 말하기를 “두여회가 없으면 결정할 수 없다”며 두여회가 오면 그제서야 방현령의 계책을 썼다. 방두의 전기에 “새겨야 할 공로가 헤아릴 수 없으면서도 정작 말로 다할 수 없으니 더더욱 이를 정관의 현상(賢相)이라 우러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630년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결단력이 물 흐르듯 하다고 세간의 존경을 받은 개국공신의 안타까운 죽음이다.

그는 방현령, 장손무기, 위징과 함께 정관의 대표적 명신이다. 태종은 그의 공적을 높이 사 능연각 24인의 한명으로 선정했다. 후일 당 시대의 능력 있는 재상을 칭송할 때는 방현령과 두여회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