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지난해 광주시 ‘광주청년센터 the 숲’의 ‘청년일자리 발굴 사업’에 선정됐었다. 통상 6∼9개월 정도 인건비의 50%를 지원해주는 다른 사업과 다르게 5월부터 12월까지 145만원의 인건비 지원을 해줬다. 여기에 다음해에도 인건비의 70%를 추가로 지원한다.

덕분에 당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다. 그 직원은 회사의 ‘보물’이 돼 본인의 역할과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올해도 ‘광주청년드림사업’에 선정돼 또 다른 직원을 채용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회사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청년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인력’을 꼽을 수 있겠다. 창업자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구성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꼬박꼬박 지출되는 인건비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입도 안정되지 않아 그 불안감에 쉽사리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당연히 창업자 개인에게 과중한 업무가 따르고, 자칫 ‘창업 아이템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동안 대다수 인건비 지원사업은 단 몇 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만 혜택이 주어졌다. 그 지원이 끝난 뒤 채용을 유지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업무를 익힐 수 있는 기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야 대표의 뜻과 큰 그림을 이해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주면서 효과를 보인다. 이때부터 그 직원은 한 사람의 몫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직원이 한 사람의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때 기업은 추가 인력을 채용하게 된다. 그러나 6개월∼9개월간 인건비 50% 지원이라는 단발적인 지원으로는 추가 인력채용은 물론, 채용한 직원마저 해고해야하는 처지를 두고 고민에 빠지는 게 스타트업의 실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광주시의 인건비 지원사업은 그야말로 스타트업 기업들이 원하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인건비 지원사업을 받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대표자의 ‘자질’이다. 인건비를 아껴 대표의 몫을 늘릴 것인지, 지원받은 인건비를 활용해 회사에 도움되는 직원을 만들지는 전적으로 대표의 결정에 달려있다.

많은 창업자가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직원은 돈만 많이 주면 좋아할 것이다.’ 실상은 다르다. 1년 만에 대기업을 그만둔 청년들. 첫 직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은 수많은 재취업자들은 한결같이 “회사 선택의 1순위가 돈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이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가 돈을 벌고, 원하는 건 결국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어서다. 단지 돈만을 많이 버는 게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퇴근 후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회사라면 적은 급여라 할지라도 좋은 직원들이 찾아오게 된다.

언젠가 모회사의 대표가 나에게 한 말이 있다. “넌 마치 직원들 월급 주기 위해 사업하는 사람 같아. 직원들 월급만 주면 된다고 생각하나봐.” 그가 뱉은 말 속에는 회사 수익이 올라가면 나와 회사의 이익보다 직원들의 급여, 복지를 더 신경 쓰던 나에 대한 ‘핀잔’이 섞여 있었다.

그렇다. 난 지금 당장 내 개인의 이득보다 직원들 월급을 챙겨줄 정도로만 회사를 운영하면 된다고 본다. 대표는 직원을 성장시키고, 그 직원은 이후 회사를 성장시킨다. 지금 당장 회사의 수익, 대표 개인의 이득만 좇아서는 결코 큰 성과를 이룰 수 없다. 직원들이 행복하고, 일하고 싶고, 자신이 낸 성과에 따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 IT기업, 스타트업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눈 앞의 작은 이익보다 추후 이 직원들이 더 크게 키워낸 ‘과실’을 챙길 생각이다.

광주시의 인건비 지원사업은 나의 꿈과 직원들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착한 사업’이다. 혹여, 이 좋은 사업을 지원받아 대표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기업은 대표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 그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 청춘들의 목표와 꿈이 모여있는 곳이다. 회사에서 함께하는 구성원들의 목표와 꿈을 지켜주고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대표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