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면서 바라는 궁극의 목표는 행복한 삶일 것이다. 행복한 삶을 사는 길은 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와 같은 장삼이사들에게는 일상을 소소한 기쁨으로 채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만 같다. 거기에 먹고 사는 것이 충족되고, 마음이 평온하여 일상의 질서까지 더해질 수 있다면 두말할 것도 없겠다.

‘인류의 스승’이라 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천 년 전 이미, 그의 도덕 철학에서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것은 ‘행복한 삶’이라는 명제로부터 출발함을 일깨웠다. 그는 행복을 얻는 길을 중용에서 찾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은 사회적 정치적 차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철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은 그의 국가관, 즉 국가의 역할은 개인의 발전과 행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국민 행복이 정부의 존재 가치”라 한 새 대통령의 신념에 거는 기대와 맞닿아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라파엘로(1483∼1520)가 바티칸궁에 그렸던 ‘아테네 학당’(1509년 작·부분)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플라톤과 오른 손으로 땅을 가리키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고대 철학자들과 현자들이 함께 자리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인물들의 몸짓은 모두 그들의 작품이나 사상을 연상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인류의 진리에 대한 추구와 열망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얼굴로 묘사된 플라톤은 허리 왼쪽에 추상적 형이상학에 관한 저작인 ‘티마이오스’를 끼고 오른 손은 더 높은 차원의 무엇인가를 가리키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을 손에 든 채 무엇을 하든 땅에 발을 붙이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 철학사 전체에 걸쳐 갈등 관계를 유지해 온 이상과 현실이라는 대립 역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과제인 것 같다. 우리 손으로 뽑은 지도자가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잘 조율하면서 부디 스스로 설정한 ‘국민의 행복을 지켜주는 정부’를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