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힘들어'
2017년 04월 25일(화) 00:00 가가
[김연수 동신대 한의예과 본과4년]
매번 시험에서 5등급을 받는 학생이 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최근 시험에서 2등급을 받았다. 이후 시험에서 이 학생은 3등급이라는 성적을 받은 뒤 “아! 이번 시험은 망쳤어!”라고 한탄한다. 그동안 5등급을 받았던 학생이 단 한 번 2등급을 받았었다는 것 때문에 3등급을 받고 능력에 비해 부족한 성적, 망친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술을 잘 마시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날보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소주 두 병을 마셨음에도 정신이 말짱하기도 한다. 그날 이후 난 내 주량을 ‘소주 두 병 이상’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나는 다음 술자리에서 소주 두 병은커녕 단 한 병에 정신을 잃고 숙취에 시달렸다.
이처럼 사람의 능력은 매번 똑같지 않고 그날의 기분, 건강상태, 주변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즉, 일정한 값으로 정해진 게 아니라, 최솟값과 최댓값 내 그때그때 다르다. 쉽게 말하면 자기 능력을 넘어설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단 한 순간의 요행, 속된 말로 ‘뽀록’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최댓값을 ‘자신의 능력’으로 맹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자신을 과대평가하면 과음을 하다가 정신을 잃게 될 수도 있고, 괜찮은 성적을 받아놓고도 실망하듯 스스로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모르는 곳이 주는 낯선 느낌, 목적지를 찾아가는 성취감, 일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처럼 여행을 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좋다. 여행은 내 삶의 원동력이다. 이렇게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지도다. 우리는 지도가 있기에 모르는 곳을 여행하고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그런데 목적지 위치만 놓고 우리가 원하는, 가려하는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갈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지도에서 목적지의 위치와 함께 꼭 필요한 정보가 하나 더 있는데, 그게 바로 ‘현 위치’다. 우리는 지도를 볼 때 목적지의 위치와 지금 내가 서있는 현재 위치를 반드시 파악해야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표에 대해 완벽하진 않더라도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왜일까.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가지가 떠오르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겸손은 조금 다르다. 남에게 보여주는 태도로서의 겸손이 아닌,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으로서의 겸손을 이야기하고 싶다. 자신을 겸손하게 평가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 그래서 자신이 진짜 가지고 있는 능력과 우연히 맞이한 행운을 구분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겸손이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의 목적지를 가장 정확하고 안전하게 찾아가기 위해 필요한 내비게이션이다.
매번 5등급의 성적을 받아온 학생이 단 한 번 2등급을 받는다고 그 학생의 실력은 2등급이 아니다. 주량이 소주 한 병이지만 단 한차례의 술자리에서 소주 두 병을 마셨다고 주량을 소주 두 병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5등급을 맞는 학생이 2등급의 실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량은 약하지만 술자리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단 한 순간 요행으로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가는 게 그 방법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주변에서 흔히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네 주제를 알아라’라고 말한다. 조금은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말이고 약간은 ‘재수 없게’ 느껴지는 말이다. 하지만, 자신을 정확히 알고 장·단점을 파악해 자신의 현재 능력과 위치를 확실히 깨닫는 것은 인생의 목표를 향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1991년 6월 30일 가수 조영남씨가 발표한 곡 중 ‘겸손은 힘들어’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2012년, 리쌍에 의해 다시 리메이크 된다. 겸손은 힘들어. 맞는 말이다. 사람들 각자 자기 잘난 맛에 산다. 자기의 능력을 과시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누구든 행복함을 느낀다. 그런 달콤한 행복을 버리고 겸손의 태도를 가지는 게 이 노래의 제목처럼 무척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잠깐의 달콤함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겸손하게 채찍질하는 사람에게 훨씬 더 멋지고 달콤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이처럼 사람의 능력은 매번 똑같지 않고 그날의 기분, 건강상태, 주변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즉, 일정한 값으로 정해진 게 아니라, 최솟값과 최댓값 내 그때그때 다르다. 쉽게 말하면 자기 능력을 넘어설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단 한 순간의 요행, 속된 말로 ‘뽀록’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최댓값을 ‘자신의 능력’으로 맹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자신을 과대평가하면 과음을 하다가 정신을 잃게 될 수도 있고, 괜찮은 성적을 받아놓고도 실망하듯 스스로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표에 대해 완벽하진 않더라도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왜일까.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가지가 떠오르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겸손은 조금 다르다. 남에게 보여주는 태도로서의 겸손이 아닌,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으로서의 겸손을 이야기하고 싶다. 자신을 겸손하게 평가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 그래서 자신이 진짜 가지고 있는 능력과 우연히 맞이한 행운을 구분할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겸손이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의 목적지를 가장 정확하고 안전하게 찾아가기 위해 필요한 내비게이션이다.
매번 5등급의 성적을 받아온 학생이 단 한 번 2등급을 받는다고 그 학생의 실력은 2등급이 아니다. 주량이 소주 한 병이지만 단 한차례의 술자리에서 소주 두 병을 마셨다고 주량을 소주 두 병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5등급을 맞는 학생이 2등급의 실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량은 약하지만 술자리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단 한 순간 요행으로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가는 게 그 방법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주변에서 흔히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네 주제를 알아라’라고 말한다. 조금은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말이고 약간은 ‘재수 없게’ 느껴지는 말이다. 하지만, 자신을 정확히 알고 장·단점을 파악해 자신의 현재 능력과 위치를 확실히 깨닫는 것은 인생의 목표를 향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1991년 6월 30일 가수 조영남씨가 발표한 곡 중 ‘겸손은 힘들어’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2012년, 리쌍에 의해 다시 리메이크 된다. 겸손은 힘들어. 맞는 말이다. 사람들 각자 자기 잘난 맛에 산다. 자기의 능력을 과시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누구든 행복함을 느낀다. 그런 달콤한 행복을 버리고 겸손의 태도를 가지는 게 이 노래의 제목처럼 무척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잠깐의 달콤함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겸손하게 채찍질하는 사람에게 훨씬 더 멋지고 달콤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