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17년 01월 16일(월) 00:00 가가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새해를 맞으면서 떠올리게 되는 물음이다. 130여 년 전 러시아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가 혼란과 탐욕으로 가득한 세상을 향해서 던진 물음이기도 하다. 2017년 새해에는 이 물음의 의미가 여느 때보다 더욱 각별하고 절절하다. 웬만해서는 이 물음에 답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각자가 다른 삶을 살아가니 같은 답을 기대할 수도 없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냥 사는 거지” 하며 물음의 무게를 불편해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아무것도 알려고 하는 의지 없이 그냥저냥 사는 것이야말로 악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세상에서 유일하게 선한 일은 앎이고, 유일하게 악한 일이 무지다. ‘알지 못함’ 즉 지혜 없음이 악이라는 것이다. 사실 세상살이라는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선과 악 또한 서로 뒤엉키기도 한다. 그래서 선악의 문제를 두부모 자르듯이 간단하게 가르는 것은 때로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왜 무지가 곧 악이며 앎이 선이라고 역설하는가?
무지가 곧 악이라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은 어떤 것을 모르는 것에 대한 비판이 결코 아니다. 무지는 무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무지가 곧 무식과 같은 의미라면 최고의 학력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선한 사람이다. 그럴 리가 있는가!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식은 부끄러워하며 감추지만 자신의 무지함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일조차 드물다. 차고 넘치는 지식이 있어도 무지한 사람들은 여전히 무지하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묻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과 무지는 반비례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무지는 반성 없이 살아가는 태도임을 알 수 있다. 무지는 더 나은 것과 나쁜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 묻지 않는 무관심 상태의 지속이다. 무관심은 아무에게도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해도 모두의 삶을 냉소하고 얼어붙게 하는 절망을 낳는다. 심지어 무관심을 수준 높은 교양으로, 세련된 ‘쿨함’으로 오해하는 사이에 무지의 덫은 더욱 견고해진다.
이런 뜻에서 무지와 무관심은 같은 뿌리에서 나와서 다른 이름을 가진 부정의 악이다. 무관심은 스스로 더 나은 존재로 변화하고 참된 것에 다가가는 지혜를 비웃으며, 무지는 우리를 미몽의 어리석은 ‘동굴’에 가두기 때문이다. 미몽과 환상으로 어지러운 무지의 상태는 삶을 왜곡하고 파괴한다. 무지가 유일한 악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니체에 따르면 사람은 본질적으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가치와 무가치를 평가하는 존재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나쁜 것보다는 좋은 것을 원한다. 이것이 곧 앎, 즉 지혜의 의미다. 무지가 무식을 뜻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앎은 유식을 말하지 않는다. 앎은 어떤 것을 아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은 것을 찾아가는 행위이다. 그래서 앎은 어둠에서 지혜의 빛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고 나아가서 진리를 알고자 하는 용기다.
이런 의미에서 앎은 명문 학교 졸업장이나 비싼 돈을 치른 자격증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앎은 오직 자신이 스스로에게 요청하는 결단이며 반성과 성찰의 실천이며, 소유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앎의 본질은 진실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더 좋은 가치가 있는가? 무엇이 옳은 것이고 잘못된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더 나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앎의 시작이다. 이런 뜻에서 소크라테스는 앎이 유일한 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앎과 삶의 관계를 서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공허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앎이 없는 삶을 살아가며 일상의 습관과 안락 속에 안주하고자 하는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 앎을 위해서 먼저 던져야 하는 물음들이 고통스럽고 두려워서 두 눈을 감고 스스로도 믿지 않는 이유와 변명을 이름표처럼 달기도 한다. 이렇게 무지는 진실 앞에서 눈을 감을 것을 강요하고, 앎은 눈을 크게 뜨기를 요청한다.
항상 눈을 뜨고 살기를 갈망했던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 ‘사랑’이라고 답했다. 이 답은 또 다른 물음을 던진다. 사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랑하는가?’이다. 이에 대한 답은 앎을 위한 두 눈을 뜨고자 하는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사랑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만을 사랑할 용기가 있는가?
지금 우리는 앎 대신 무지를 선택한 대가를 힘겹게 치르고 있다. 하지만 무지의 동굴을 벗어나기 위해서 지불해야 할 대가라면 기꺼이 지불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개인이든 공동체든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얻는 것이 무지와 미몽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제 무지의 값을 지불하고 앎을 행하는 삶을 위해서 스스로 다시 묻는다. 올 한 해, 나는 무엇으로 살 것인가?
무지가 곧 악이라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은 어떤 것을 모르는 것에 대한 비판이 결코 아니다. 무지는 무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무지가 곧 무식과 같은 의미라면 최고의 학력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선한 사람이다. 그럴 리가 있는가!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아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식은 부끄러워하며 감추지만 자신의 무지함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일조차 드물다. 차고 넘치는 지식이 있어도 무지한 사람들은 여전히 무지하다.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묻지 않기 때문이다.
니체에 따르면 사람은 본질적으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가치와 무가치를 평가하는 존재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나쁜 것보다는 좋은 것을 원한다. 이것이 곧 앎, 즉 지혜의 의미다. 무지가 무식을 뜻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앎은 유식을 말하지 않는다. 앎은 어떤 것을 아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은 것을 찾아가는 행위이다. 그래서 앎은 어둠에서 지혜의 빛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고 나아가서 진리를 알고자 하는 용기다.
이런 의미에서 앎은 명문 학교 졸업장이나 비싼 돈을 치른 자격증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앎은 오직 자신이 스스로에게 요청하는 결단이며 반성과 성찰의 실천이며, 소유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앎의 본질은 진실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더 좋은 가치가 있는가? 무엇이 옳은 것이고 잘못된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더 나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앎의 시작이다. 이런 뜻에서 소크라테스는 앎이 유일한 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앎과 삶의 관계를 서로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공허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앎이 없는 삶을 살아가며 일상의 습관과 안락 속에 안주하고자 하는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 앎을 위해서 먼저 던져야 하는 물음들이 고통스럽고 두려워서 두 눈을 감고 스스로도 믿지 않는 이유와 변명을 이름표처럼 달기도 한다. 이렇게 무지는 진실 앞에서 눈을 감을 것을 강요하고, 앎은 눈을 크게 뜨기를 요청한다.
항상 눈을 뜨고 살기를 갈망했던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 ‘사랑’이라고 답했다. 이 답은 또 다른 물음을 던진다. 사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랑하는가?’이다. 이에 대한 답은 앎을 위한 두 눈을 뜨고자 하는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사랑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만을 사랑할 용기가 있는가?
지금 우리는 앎 대신 무지를 선택한 대가를 힘겹게 치르고 있다. 하지만 무지의 동굴을 벗어나기 위해서 지불해야 할 대가라면 기꺼이 지불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개인이든 공동체든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얻는 것이 무지와 미몽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제 무지의 값을 지불하고 앎을 행하는 삶을 위해서 스스로 다시 묻는다. 올 한 해, 나는 무엇으로 살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