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양한 삶의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간다. 내향, 외향, 분석적, 지적, 느리게, 빠르게, 열정적인 혹은 소극적 에너지를 소유한 사람들도 있다. 청년도시를 선언한 광주의 청년들은 어떠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이 도시의 청년들의 에너지를 어떻게 관찰하고 이해하고 기대하고 있을까? 물론 역동적인 청년들의 에너지로 가득한 도시 광주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청년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적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전국적인 청년들의 네트워킹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다양한 에너지를 가진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면서 타지역 청년들이 평가하는 광주청년들은 에너지는 다른 지역청년들보다 역동이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분명히 자신의 삶의 문제와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연대하는 그룹과 조직들이 많고 타지역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활동가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로 광주의 모든 청년들이 그렇다라고 일반화 하기는 어렵다.

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및 역량강화워크숍, 포럼, 특강, 조직진단 및 소통프로그램 등을 통해 1년간 1만 명의 사람들과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을 만난다. 그 속에서 만나는 청년들의 직업과 신분, 활동영역도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다양한 에너지를 만나볼 법도 하지만, 생각보다 일상적인 현장에서 만나는 청년들의 에너지는 역동적이기보다 소극적이고 개별화되어있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미 성인이지만 청소년기 때부터 자신의 삶의 문제와 이슈에 대해 자기결정권을 가졌던 세대라기보다는 시스템 안에서 제공되는 개인의 역량강화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 사회구조적 불안정 속에서 개인의 도전과 열정과 창의를 강요하는 역량강화워크숍이나 외부강연자들의 강의에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 과거의 학생운동을 경험했던 세대와 다르게 특별한 연대의 경험도 없거니와 사람들 앞에 나서서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원치않는 사회참여요구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직접대면에 익숙하지 않고 세대간의 교류를 불편하게 느끼는 세대. 여러 조직 내에서도 신규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과 시간 이외의 시간에 술자리 모임을 갖는 경우들이 거의 사라진 것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다. 청년들을 직접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청년들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기회와 공간의 마련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청년들간의 에너지가 교류할 수 있는 장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삶이 익숙하지만 동시에 불안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것 보면서 건강한 청년의 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한 디테일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도시는 적극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청년의 삶을 살아가는 일부의 청년들과 또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청년들의 삶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주가 진정한 의미의 청년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이 도시를 살아가는 다양한 청년들의 삶의 에너지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친절하고 번거로운 관찰들을 해나갔으면 한다. 지역의 청년정책들을 소수의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보다 다양한 청년들의 욕망하는 에너지들을 상시적인 통로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지역 청년들의 다양한 삶의 욕망들을 분석하고 이것을 재미있는 지표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면 문화 행사가 활성화된 광주에서 청년들의 문화생활 지수를 판단하는 것으로 기타의 G코드를 잡을 수 있는 청년의 수, 지역 문화활동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청년의 수 등 지역 청년들의 다양한 삶의 에너지들을 이해하고 관찰할 수 있는 지표들이 생산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삶의 번거로움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 관계를 맺는 일도, 일하는 방식도 자꾸 편리함으로 소비하면서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올해는 편리함에 익숙했던 각자의 삶의 방식 속에서 일부의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회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