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껴서 악착같이 모은 돈을 방학기간 내내 여행하는데 쏟았습니다. 두 번째 여행이어서 술술 잘 풀릴 줄 알았는데, 그렇게 생각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지는 여행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여행은 지난해 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답니다. 정말로 꿈을 꾼 기분이랄까요?

지난 여행에 비해 정말 많은 나라와 도시를 방문했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프랑스의 ‘니스’라는 도시였어요. 니스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곳이었어죠. 니스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로 가는 버스 창문 너머로 살짝살짝 보이는 푸른 하늘과 투명한 초록빛 바다, 싱그러운 야자수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그 순간 저는 니스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첫눈에 반한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알았죠. 니스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게 너무 고마워요. 나이, 사는 곳, 하는 일은 모두 다르지만 여행을 사랑하고 니스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꼭 맞아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이죠.

저는 누군가를 만나면 반드시 니스 이야기를 해요. 니스의 만남과 첫눈에 반한 풍광을 자랑하지요. 행복이라는 게 뭐 별거 없는 것 같아요. 물질적인 선물을 받았을 때 느끼는 그런 행복과는 차원이 달랐어요. 순수한 행복감에 젖어 마음이 편안했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근심도 걱정도 없는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곳에서 돗자리 깔고 소박하게 챙겨온 과일들을 꺼내서 나눠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뿐이었지만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어요. “이런 게 진짜 행복이구나” 이 말을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뱉을 정도였으니까요.

니스의 추억을 자랑하면 종종 울컥하곤 해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말이에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너무도 고마운 곳이거든요. 니스에서 만난 인연들과 아직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답니다.

아무튼, 여행은 나를 좀 더 큰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귀국하기 전, 하고 싶은 일들은 꼭 하면서 살기로 다짐했어요. 미래는 불투명하고 인생은 유한하잖아요? 한번뿐인 인생을 쳇바퀴 돌리듯 사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여행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제 인생의 모토는 ‘한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자!’가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저에게 “현실을 모른다, 아직 어려서 그런다”고 쓴소리를 하죠. 제가 여행의 길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꼈기 때문에 제 자신을 더 성장시키고 싶을 뿐이에요. 현실이라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단지 타인이 정해놓은 기준 아닐까요. 저는 그 틀에 갇혀 살아가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사람들이 말하는 현실이 무엇인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저도 돈 때문에 포기했던 꿈들이 많아요.

여행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시도라도 해보자’는 마음가짐이 생겼다는 거에요. 단순히 여행을 하면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아가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단지 한번뿐인 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저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것뿐이에요.

사람들이 말하는 현실이 무엇인가요? 돈, 취업, 아니면 결혼? ‘현실은 현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거에요. 돈보다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상상해봤어요. 내가 죽는 순간 뭐가 가장 아쉬울지 말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면 여러분도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막막한 생애 속에서 그것들을 이겨낼 무언가를 찾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야하지 않겠어요? 나에게 그 무언가는 아마도 여행과 글, 사진이 될 겁니다. 거기에 즐거움을 함께 나눌 사랑하는 내 사람들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이게 사는 건지’, ‘살아있으니까 그냥 살아가는 건지’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지 말아요. 지금부터라도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놓고 자신에게 쉬는 시간을 주면 좋겠어요. 쉬는 시간을 통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여러분이 행복이란 감정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한번뿐인 소중한 나의 인생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