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지역민들이 팔영대교 명칭사수를 위해 전국 향우회까지 나서는 등 힘을 결집하고 있다.

팔영대교 명칭 사수를 위한 군민대책위원회(위원장 신태균)와 전국고흥향우회(대표 류동신) 18명은 지난 12일 고흥 라이온스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군민대책위원회와 전국고흥향우회는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팔영대교와 관련해 최근 발생한 명칭협의 등 일련의 행동들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면서 “명칭 조정을 하고 싶으면 여수시와 관련한 명칭이 붙은 10개 다리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정치권은 이번 다리명칭과 관련해 더 이상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팔영대교 명칭의 관철을 위해 고흥지역 기관단체와 전국의 향우들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상경투쟁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군민대책위원회와 전국고흥향우회는 이어 “연륙교 명칭 재심의 일정이 구체화되면 관련 기관을 재차 방문해 ‘팔영대교’의 당위성과 군민의 뜻을 강력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군민대책위원회는 그동안 팔영대교 명칭과 관련해 4만403명의 군민 서명부와 탄원서를 국무총리실과 국토지리정보원, 국토교통부와 국민권익위원회, 전남도 등 5개 기관을 방문·전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6월 22일 국가지명위원회가 여수시와의 11개 연륙·연도교 중 유일하게 고흥군의 명칭을 부여한 ‘팔영대교’에 대해 자치단체간 논란 등을 이유로 부결한 것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는 게 고흥지역민의 설명이다.

팔영대교는 지난 4월 29일 전남도 지명위원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팔영대교로 심의결정 했으나, 지난 6월22일 국가지명위원회에서 고흥과 여수시 등 양자치단체간 분쟁이 있어 협의 후 재심의하라는 사유로 부결처리되면서 지역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흥∼여수간 해상교량 11개 중 10개는 여수지명으로, 유일하게 고흥을 상징하는 지명이 들어간 ‘팔영대교’(고흥 영남면∼여수 적금도 잇는 총 길이 1340m)라는 명칭은 지난 2004년 교량건설을 시작하면서 조기 결정됐다는 점에서 고흥지역민에게 다가오는 상실감이 더욱 크다.

당시 전남도에서 명칭제안을 요청받은 고흥군은 군민공모를 통해 고흥의 명산인 팔영산의 이름을 딴 ‘팔영대교’로 정했고, 이후 팔영대교라는 명칭은 전남도와 고흥군은 물론 여수시도 사용해 왔다.

전남도지명위원회도 고흥 팔영산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산으로 상징성이 높아 국민이 쉽게 교량 위치를 추측할 수 있다며 팔영대교라는 명칭이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수시는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교량명칭은 섬 이름으로 정하는 것이 관례라는 이유를 들어 ‘적금대교’로 해야한다는 입장이며, 최근 고흥지역민 반발 등을 의식해 여수와 고흥을 합친 ‘여흥대교’나 ‘팔영·적금대교’로 하자며 한 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태균 군민대책 위원장은 15일 “여수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은 물론 수많은 고흥 향우들이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가까운 자치단체이며, 그동안 고흥군민들은 형제의 도시로도 여겨왔다”면서 “다리명칭 하나를 놓고 반목과 갈등이 발생한 점에 우려를 표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여수시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