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 봄이 찾아왔다. 매화꽃을 시작으로 벚꽃과 개나리 등 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산과 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미 온 봄을 맞이하러 간 상춘객들로 지난 주말부터 남도는 꽃 피는 곳이라면 모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우리 지역에도 곳곳에서 봄 꽃 축제 펼쳐지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소식은 광주 도심에서도 봄 축제가 열린다는 것이다. “광주 도심에서 봄 축제라니?”하고 의아해 할 지도 모르겠다. 도심 봄 축제 주인공은 바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지난해 11월 말 공식 개관한 문화전당은 개관 이래 첫 봄을 맞아 봄 축제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번 봄 축제는 지난달 26일부터 4월 마지막 주까지 6주간 매주 토요일 열린다.

이름도 재미 있다. 도심에서 만나는 봄(Spring)에 공연과 전시 같은 문화생활을 봄(seeing)으로서 문화전당이 붐(boom)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담아 ACC 봄마당 축제 ‘봄,봄.붐’이다. 축제 이름에서부터 다른 봄 축제들과 다른 전당만의 색깔이 뭍어 나온다.

도심 속에서의 축제, 봄을 맞이하기 위해 막히는 도로 위 차를 몰고 타지역까지 다녀오느라 지친 상춘객들에게 문화전당은 숨통을 터줄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잘 자리 잡아 편리한 전당이 이제는 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실제 문화전당 개관 이후 주변에 위치한 동명동과 충장로 상가들은 개관 이전에 비해 관람객이 들어 상권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기분 좋은 소식도 들린다. 특히 그 중에서도 동명동의 눈부신 발전이 눈에 띈다.

이곳은 작가들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터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이곳 카페거리는 이미 유명 관광지가 됐다. 구도심의 복잡한 인파를 피해 동명동을 찾아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심에 활력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문화전당의 이번 봄 축제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놀거리와 먹을거리를 충족시켜줄 플리마켓도 준비돼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대인예술야시장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민들의 봄 나들이, 데이트코스로 전혀 손색 없다. 그동안 대학생들은 광주에서 봄을 맞기가 힘들었다.

봄꽃 축제를 위해 시외까지 이동하는 불편이 따랐다. 자가용은 물론, 용돈도 넉넉지 못한 학생 입장에서 즐길만한 곳을 찾아 떠날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유독 이번 문화전당 봄 축제가 반갑다.

이렇다할 관광지가 부족한 광주가 진정한 문화수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문화전당 역할이 중요하겠다. 청년들은 물론, 모든 광주시민, 관광객들이 문화전등으로 몰려 들어야 한다. 전당 앞 광장은 늘 활기가 넘쳐야 한다. 이번 봄 축제를 계기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10여년간 광주 도심 한가운데서 하얀 공사장 커튼에 가려 시민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던 이곳. 이제는 시민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진정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해 광주의 ‘봄꽃’ 처럼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