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대불산업단지 내 크레인 제작업체인 디에스중공업㈜(대표 김성길)이 대기업들도 시도하지 못했던 대형크레인 완성품을 국내 최초로 일본에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업체는 지난해에는 컨테이너 상·하역용 크레인 4기를 완제품으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등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19일 전남도와 디에스중공업 등에 따르면 디에스 중공업은 최근 일본 오사카항 부두에 설치되는 컨테이너 하역용 크레인 2기의 제작을 완료하고 오는 25일 목포신항을 통해 납품할 예정이다.

컨테이너 제작기간은 지난 2014년 10월∼2015년 12월까지 2년여가 소요됐으며, 해상운송비용만 8억원이 들어갈 정도로 운반 자체도 만만치 않은 대공정이다. 특히 디에스중공업은 납품 기일을 5개월여 앞둔 지난해 9월 제작을 완료하고 시운전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해 일본 기술진의 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스중공업이 일본 미쓰이중공업(MITSUI ENGINEERING & SHIPBUILDING)으로부터 160억원에 수주한 하역용 크레인은 1기당 20ft 컨테이너 2개를 동시에 인양할 수 있는 트윈 스프레드 방식이 적용됐다.

컨테이너 크레인의 전체 길이는 106m, 높이 48m, 무게 1120t이며, 화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 용량은 60t이다. 크레인은 컨테이너선이 부두에 정박하면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를 부두로 옮겨놓는 장비로, 그동안 대형크레인은 대기업이 제작을 독점해 왔다.

이미 포스코에 CSU, GTSU, BTC 등 항만하역설비를 납품하기도 한 디에스중공업은 지난해 1기당 높이 85m, 무게만 1600t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크레인 4기를 제작해 미국에 수출하는 등 항만 하역설비 제작 분야에서 선두주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디에스중공업의 이번 일본 납품은 국내 중소업체의 기술력에 대한 일본 내 불신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일본측은 디에스중공업에 크레인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기술력은 물론 납품기일 준수 등에 대해 반신반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1994년 대성산업기계를 창업한 광주출신 김성길 대표는 지난 2007년 회사명을 디에스중공업으로 변경했다. 이후 매년 200%에 이르는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대불산단은 물론 전남을 대표하는 업체로 우뚝 섰다.

기술력만큼이나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지난 2006년 ISO 14001 인증을 획득한 후 2007년 1000만달러 수출 탑을 수상했다. 또 2009년에는 ASME STAMP를 획득했으며, 2010년에는 한국 수력원자력 보조 기기 기자재 공급업체로 등록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해상 물동량이 늘어나고 대형화되면서 컨테이너의 크기도 예전보다 커지는 추세”라면서 “이번 일본 완제품 수출 성공으로 일본은 물론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예상되는 동남아와 유럽 등 세계 시장 선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진표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