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대표이사 윤문균 사장)이 선박건조에 신공법을 적용하는 전략으로 흑자실현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나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5일 초대형 블록을 육상에서 제작해 이를 독(Dock)으로 옮겨 선체 조립을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테라공법’을 선박건조에 일부 적용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테라공법을 적용하면 앞 공정에서 작업 진행률을 높이는 선행화 효과로 공정을 단축할 수 있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번에 제작한 테라블록은 길이 89m, 폭 51m, 높이 30m로 무게만 1만여톤에 달하는 단일 선박 블록으로 세계 최대급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테라블록을 육상의 일반작업장에서 조립해 플로팅독으로 이동·진수시킨 뒤 터그보트(tugboat·예인선)로 드라이독에 앉혀 총조립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총 5척의 선박을 테라공법으로 건조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전체적으로 3주 정도 공정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라공법은 6000톤 이상의 초대형 블록을 제작해 선박건조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무게가 1500톤을 넘어설 경우 골리앗 크레인으로 들어올릴 수 없어 블록을 독으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해상크레인을 보유한 조선사는 해상크레인으로 블록을 독으로 옮겨 선체 조립을 진행한다.

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대형 해상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육상건조공법에 쓰이는 플로팅독을 활용한다. 육상에서 플로팅독까지 두 가닥의 레일 위에서 블록을 유압으로 들어올려 작은 기차 모양의 운반기로 이동하는 방법이다. 플로팅독의 인양능력은 4만톤이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번에 적용하는 테라공법은 기존 방식보다 한 단계 진화한 공법으로 조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육상건조장 공정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레일 위가 아닌 80m 가량 떨어진 일반 작업장에서 블록을 제작하는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블록을 플로팅독으로 옮기기 위해 기존 선로까지 측면으로 임시 레일을 가설해 이동시키는 공법을 고안해 냈으며 지난 3일 성공리에 마무리됐다는 게 현대삼호중공업의 설명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해당 블록을 플로팅독으로 이동하고, 드라이독의 진수 일정에 맞춰 오는 22일께 바다와 연결된 독 문(Dock Gate)이 열리면 독안에서 선박 선체 조립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의 관계자는 “횡으로 임시 선로를 가설해 1만톤 중량의 블록을 옮기는 일은 조선업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일이며, 그동안 산업설비 제작과 육상건조작업을 진행하며 쌓은 수많은 경험과 기술력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테라공법 외에도 PE장 확충, 크레인 인양 능력 향상 등 공정 단축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혁신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매출 4조 800억원 수주 4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암=문병선기자 moon@kwangju.co.kr



*테라공법

6000톤 이상의 초대형 블록을 육상에서 제작한 뒤 조립하는 방식으로 선박 제조를 단순화한 신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