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학생들은 바쁘다. 자신의 삶을 걱정하며 계획하고 바쁘게 살아간다.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조차 못하는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와 취업준비에 열중한다. 누군가는 미처 구하지 못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치열한 준비를 하고, 또 누군가는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최저 시급도 안 주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전전한다.

개인의 삶을 고민하다 보면 우리 사회 속의 삶, 나아가 대한민국의 삶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대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오해’는 어떤 면에선 사실이고, 또 다른 면에선 거짓이다.

얼마 전 일이다. ‘전대신문’에서 학생기자를 하고 있는 나는 ‘청년, 정치하다’라는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몇몇 사람을 만나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광주시 북구에 위치한 ‘생활정치발전소’의 정달성 소장(35)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다. 그는 개인의 삶이 아닌 광주 주민들의 삶을 고민하는 청년이었다.

정 소장은 ‘생활정치발전소’에서 광주 동네 주민들을 위해 교양강좌, 독서모임, 주민상담 등을 진행한다. 그는 주민들과의 소통 및 교류를 통해서 시급한 동네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치가 특정 정치인들만의 분야라 생각하는 풍토를 바꿔야 한다”는 그의 지적은 현재 대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왠지 신선한 충고로 다가왔다. 그는 정치가 생활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소외되는 주민 없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대학에도 그런 정치가 생활이 되는 장이 있을까. 학생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사실 취업 준비와 스펙 쌓기에 바쁜 학생들은 시간을 뺏기는 학생회 일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총학생회 선거가 몇 년째 단선이고 단과대에서도 학생회 간부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회로 부족하다면 어떤 대안 있으며, 어떤 모험이 필요할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청년만큼 정치 공동체가 필요한 집단도 없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노동개악은 청년들의 일자리 질과 관련된, 그야말로 지금 대학생들이 먹고 사는 문제이다. 정부가 중단한 보육정책, 무상급식 문제는 지금 청년들이 5년, 10년 안에 맞닥뜨리게 될 문제다.

청년은 정치 공동체의 중요한 주체자다.

그래서 청년들이 취업하기 위해, 행복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정치’임을 알고, 정치에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청년 공동체를 꼭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무한 경쟁 사회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져 사회를 변화시키자는 요구를 하는 것이 미안하다. 하지만, 그래서 행동하는 청년이, 청년들의 정치 공동체가 더욱 필요한 것이다. 정치는 복잡한 것도 아니고, 취업과 관련 없는 쓸데없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들의 생활이 정치이며, 소박한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정치이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달력도 이제 마지막 한 장 남았다. 팍팍한 대학생들의 삶 속에도 어느덧 새해가 성큼 다가왔다. 2016년에는 끝까지 싸우고 행동하는 대학생들의 신나는 정치 공동체가 곳곳에서 작지만 큰 바람을 불러 오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