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있었던 일이다. 우연히 친구를 따라 YMCA에 놀러갔는데, ‘청소년 공연기획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곧바로 흥미를 느껴 가입하게 됐다. 처음에는 YMCA의 청소년 공연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게스트를 섭외하는 등 축제의 전반적인 부분을 관리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국제청소년축제’의 기획을 맡게 됐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참여자, 세계의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것 자체가 너무도 즐거웠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나도 수험생이 됐고, 또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입시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이때 중학생 시절 ‘기획자’로서의 가장 즐거웠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공연관련학과인 호남대 미디어영상공연학과를 선택했다.

그렇게 입학한 대학에서 뮤지컬과 축제, 콘서트 등 공연분야 기획자로서 준비해야할 것들을 생각했다. 기획자는 기획력은 물론, 글로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이 필요했고, 그 요건을 갖추기 위해 교내 신문·방송국인 ‘통합뉴스센터’에서 활동하게 됐다.

처음에는 신문, 영상, 라디오까지 다방면의 일을 모두 배워야 했다. 정해진 시간을 목숨 걸고 지켜야하는 ‘데드라인’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전 신문보다는 잡지를, 뉴스보다는 드라마를 더 좋아했던 내가, 막상 직접 하는 일이라 생각하니 기성 언론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다. 관심은 흥미로 바뀌었고 선배들의 가르침 하나하나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었고, 능력을 키워 선배들에게 ‘예쁨’을 받고 싶었다. 그래서 선배들을 괴롭혀 부족함을 채워갔다.

그렇게 꾸준히 달려오니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 지금은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역할을 다하고 있다. 팀장이라는 자리는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스포츠축제, 컨퍼런스 등 행사에 참여하면서 관심이 없었던 분야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안겨줬다. 취재를 하면서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더욱 친절하게 다가가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웠다. 적극적인 태도와 책임감도 더해졌다. 결국, 작은 시작이 나를 점차 변화시켜준 것이다.

미디어영상공연학과에 다니는 대학생, 그리고 학생기자의 일상은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학생기자로서 취재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확실히 재밌었다. 본인들과는 달리 바쁜 삶을 사는 나를 보며 주변의 친구들은 묻는다. “그만 두는 게 어때?”, “언제 까지 할거야?” 이에 대한 나의 답은 항상 똑같다. “너무 재밌어서 포기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나의 꿈은 통합뉴스센터라는 또 다른 경험으로 조금씩 바뀌게 됐다.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 인생의 목표, 꿈을 일찍이 찾아 달려나가는 사람들도 있으나, 점차 그 목표가 바뀌거나 선회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아직도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다. 내 꿈은 언제든 또 바뀔 수 있다.

‘젊음’이라는 것은 “과연 이 일이 나의 길인가?”라는 질문에,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해볼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도전해 나의 길을 찾는 것. 진정한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친구들에게 ‘겁먹지 말고 시작해보자’라는 말을 하고 싶다. 꿈을 일찍 이루는 것도 좋지만, 죽기 직전 꿈을 이룬 사람도 성공했다는 말이 있다. ‘꿈을 이뤘다’라는 게 중요한 것이다. 지금 하는 모든 일이 ‘꿈’을 찾고, 그 꿈을 향한 길이라 생각하며 모든 일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꿈은 끊임없이 바뀌는 게 당연한 일이다. 일단 많은 경험을 쌓아야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 하는 일이 때론 귀찮고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코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일, 내가 찾아 나선 일 등 모든 일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간다면, 분명 나중에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하나의 경험이 생기는 것.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또 어떤 인연으로 새롭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을 명심하자. 우연한 기회가 새로운 꿈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