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는 그 작품이 매매되었어야 한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한다. 누가 샀던 적도, 팔았던 적도 없어 돈으로 매길 수는 없지만, 가장 비쌀 것 같은 그림으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해 한 프랑스 언론이 ‘모나리자’를 팔면 국가채무를 줄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자, 영국의 한 언론이 모나리자의 잠재적 가치를 15억 파운드로 추정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조7천억 원이다.

다른 계산법들도 있다. 루브르미술관 관람객 설문조사를 통해 “모나리자를 관람하러 왔다”는 관람객 수와 입장료 등을 곱하면 4조의 가치라는 설, 작품의 희소성과 영원한 수익성 창출까지 보태면 40조원이 넘을 거라는 호사가들의 셈법 등이 그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의 ‘모나리자’(1503∼1506년 작)가 몸값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걸작인 이유는 예술적 우수성, 미학적 독자성, 미술사적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 속 인물이 실제로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도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모나리자의 불가사의한 표정, 슬픈 듯 웃는 듯 모호한 미소, 영혼의 움직임마저 느껴지는 신비함은 레오나르도가 창안한 그 유명한 스푸마토(sfumato)기법 덕분이다. 그 기법은 대상과 대상 사이를 구분 짓는 윤곽선을 흐리게 만들어 대상들이 서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주었다.

불후의 명작 앞에서 작품의 가치를 따지고 그림 값을 논하는 것은 왠지 고상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림 값이야말로 예술작품의 가치를 실감하게 만드는 구체적 지표인 셈이다. 자유롭게 그림을 사고 파는 미술시장인 ‘2015광주국제아트페어’가 2일 개막돼, 오는 6일까지 열린다.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작품을 골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미술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