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란 ‘만물이 생기 가득하게 피어나는 때’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일컫는 말이다. 주위 사람들은 지금의 나를 ‘한창 좋을 때’, 바로 ‘청춘의 때’라고 부른다. 나는 인생의 선배들이 먼저 다녀간,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청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 한다.

대학이 인생의 목적지인 것만 같았던 고등학교 시절, 그 때의 나는 많은 밤을 하얗게 불태우며 공부에 매달렸고 오로지 성적에 울고 웃었다. ‘어느 대학에 들어가느냐’가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이라는 문턱을 힘겹게 넘고 보니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과 분위기 앞에서 무척 당황했다. 대입이라는 험산준령을 넘느라 소진한 에너지를 채울 틈도 없이 ‘취업’이라는 이름의 육중한 관문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인생은 자기 앞에 놓인 여러 개의 관문을 그 누구의 도움 없이 하나씩 열어 가야하는 외롭고 쓸쓸한 길’이라는 것을 희미하게 감지하며 불안하고 흔들거리는 지금 이 순간이 모두가 부러워하고 그렇게 돌아가고 싶어 하던 바로 그 ‘청춘’이란 말인가?

지금 모습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사는 청춘이 얼마나 될까? 영화 ‘스물’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람들은 우리보고 좋을 때다, 좋을 때다 자꾸 그러는데 애매하게 뭐가 없어, 힘들고 답답하고, 그런데 어른들은 배부른 소리라 그러지” 이 영화를 본 청춘들은 이 부분에서 격하게 공감했을 것이다.

부지런히 스펙을 쌓고, 주변 눈치를 살피며 취업이라는 전쟁터에서 좀 더 유리한 전술을 구사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고민하고 노력한다. 하지만 미래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똑바로 가고 있는지 문득 문득 치미는 불안감에 오늘이 여전히 버겁다. 세상 모든 것을 왕성한 호기심으로 탐험하고 알아가며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과 깊이 만나 인생의 미래를 꿈꾸어야할 청춘을 울리는 오늘의 ‘현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조차도 내가 똑바로 가고 있는 것인지 불안한 생각이 늘 머릿속을 맴돈다.

솔직히 ‘청춘’이 그토록 좋은 시절인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청춘’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시기이고 무모하리만큼 ‘뜨거운 열정’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생’이라는 광활한 캔버스에 이제 막 ‘청춘의 구획’ 그려나가는 ‘나’. 힘들면 힘든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대로 하나하나 소중하게 그려 가보려 한다. 비록 지금은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없지만 뜨거운 열정과 성실한 노력의 색채가 청춘의 장면에 가득하도록. “불확실하기에 가슴 설레었고, 무모하기에 용감할 수 있었노라고”, 훗날 ‘청춘’을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해줄 수 있도록......

‘성공’이 무엇이며 내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정의는 또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돈과 권력이 성공의 척도로 자리 잡은 현실 앞에 많은 청춘이 ‘나의 길’ 찾기를 포기하는 게 슬픈 현실이다. 스무 살 때 읽었던 책 중에 이런 내용의 문구가 문득 생각이 난다.

‘문이 아무리 많아도, 열지 않으면 그냥 벽이야. 되도록 많은 벽을 두들기고, 되도록 많은 문을 열어봐. 청춘이라는 보호막이 너의 실수를 용납해줄 거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가장 큰 무기는 ‘젊음’이고 ‘청춘’이다. 그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좋다. 부딪히고 깨지고 수도 없이 망가져도 괜찮다는 것을, 그것들이 내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고 인생의 배움이라 생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어느 것이든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 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가 한 가지 늘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 우리는 그 누구 보다 그 어떤 때 보다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것이다. ‘청춘’, 훗날 그 이름이 ‘아름다웠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그저 묵묵히 걸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