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닐 시절,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제출하는 인적사항 카드에 당연하게 적는 것이 있다. 바로 ‘장래 희망’이다. 막연한 질문이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당연한 듯 꿈과 장래희망을 막힘없이 써 내려갔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지금의 나는 그 막연한 질문에 당연한 듯 쓸 수가 없다.

우리는 대학입학이란 목표를 두고 국·영·수 위주의 주입식 교육만을 받아왔다. ‘공부는 왜 하는가’, ‘공부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인격과 품성을 기르기 위해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미래에 대한 준비를 위한 생각은 할 겨를도 없이 수능과 입시에 매달려 공부만 해야 했다.

교육은 자아실현을 하기 위한 과정이 돼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또한 교육에 있어서 이미 만들어진 지식은 그 자체가 결코 절대적인 의미나 가치를 지닐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실험과 경험을 통해 기존 지식을 비판하고 주체적으로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 의미와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를 계속하여 새롭게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힘을 지닌, 자율적인 인간이 교육을 잘 받은 인간이라고 어느 책에선가 정의한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한번쯤 생각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유일한 존재인 ‘나’ , 다른 사람과 같지 않은 나의 인생길이지만, 모두가 바라는 대로 맞춰진 길을 걸어야만 하고, 주위 사람들이 바라는 인생을 주입식으로 받아들여 살아 온 것 같다. 이미 만들어진 권위와 절대적 가치의 혼란 속에서 생각을 지우고, 현실을 재빨리 받아들여 부모와 사회가 원하는 대학, 목표, 직업인상을 가지고 나아가는 자에게만 칭찬의 박수가 주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시절,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길에 서 있기보다는 스스로 개척할 길을 만들기 위한 포석을 그때그때 준비했더라면 나는 지금 새로운 꿈을 꾸고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지금 현재 특별히 바뀌는 것은 안타깝게도 없었을 것 같지만 말이다. 왜일까? 어려서부터 등수를 매기고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험지, 정해져 있는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살아온 것이 현재 우리 대학생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흔히 대학생은 스스로 알아서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금까지의 받은 교육을 생각해보면 완전한 억지라고 말하고 싶다. 스스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해결하는 주체적인 삶을 대학 입학 전까지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꿈이 무엇이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도 모른 채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가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살고 있는 학생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의 삶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탐색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은 사회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마지못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무한경쟁을 시작해야만 한다. 그 무한경쟁은 대학 사회를 떠나 직장을 가도 계속될 것이다. 어쩌면 인생은 반복적으로 무한경쟁을 하다가 가는 것일까? 그래서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일 것 같다.

나는 대학생으로 살면서 남들이 정해놓은 길, 남들이 원하는 길, 부모가 원하는 직업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개발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할 것이다.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남들이 정해놓은 길로만 가지 않고 내 삶에 애착을 갖고 나의 삶을 설계하고, 꿈꿔 왔다고 말할 것이다. 아마 이것이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이 가지고 싶은 영원한 로망이며, 숙제가 아닐까 한다. 대한민국 대학생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