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에서 혼자 내려온 저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과공부에 매진하며 1학년을 보냈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며 다른 간호학과 학생들은 어떻게 학과생활을 하는 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로부터 일본의 오이타 현립 간호과학대학과 벳부 재활센터로 현장방문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학교의 지원을 받아 3박 4일간의 여행을 하며 짧지만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간호현장은 상상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발전되어 있었습니다. 오이타 간호과학대학은 학교 전체가 간호와 관련된 학과만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간호실무중심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미생물학’과 ‘해부학’ 수업이었습니다.

오이타 간호과학대학에서는 직접 학생들이 균을 배양해보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면서 미생물학을 배웠습니다. 또한 해부학 수업은 학생들이 인체와 비교적 비슷한 구조를 가진 개구리를 직접 해부해 보며 각종 장기에 대하여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껏 학교에서 수업만 들으며 생활했던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 일본의 발전된 간호현장을 보며 더욱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워 진정한 간호를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다양한 배움의 기회와 환자를 만나 간호를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하여 더욱 더 학업에 열중하였고, 3학년 2학기가 되어 저에게 서울아산병원의 인턴십 과정을 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리하여 2014년 1월, 꿈에 그리던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십을 통해 간호사로서의 기본자세를 배우며 다시 한 번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인턴십 과정 중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의 ‘살아있는 간호’를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예로 외과 병동의 경우 ROUND 규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환자에게 투약을 하러 가더라도 수액이 적정 속도로 들어가는지, 통증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금식여부 확인, 배액양상 관찰을 하며 환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간호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끊임없는 임상연구와 실무적용을 통해 창의적인 간호를 수행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 이었습니다.

바쁜 간호업무로 소홀히 할 수 있는 손씻기는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수액라인이 꼬여있는 환자를 보여주며 간호사로서 굉장히 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각자의 철학과 사명감, 그리고 자부심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분들을 위해 악기 플루트를 배워 바쁜 업무 중에 짬을 내 병실에서 플루트 연주를 해드렸고, 그때부터 병동분위기가 밝아지고 비협조적이던 환자들이 협조적이게 변하게 되고 치유와 퇴원이 빨라졌다는 간호사 선생님의 이야기 또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업무만을 수동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닌, 능동적이고 즐거운 간호를 실천하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선생님들의 모습은 저에게 있어서 ‘신세계’였습니다.

Great Work Place 즉, ‘직원이 행복해야 업무의 수준이 향상 된다’라는 철학이 매우 와 닿았습니다. 이는 환자들의 행복은 물론이며 직원들의 행복까지 중요시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짧기도 하고 길게도 느껴졌던 1주일간의 인턴십 과정을 통해, 넓고 큰 시야를 가진 이곳에서 저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더욱 더 간절히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신입간호사 공개채용에 합격해 곧 저만의 간호를 펼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이제는 늘 꿈꿔왔던 서울아산병원에서 철학과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있는 간호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더 큰 미래에 도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