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일. 몇 주 전부터 전국의 유명 사찰 등지에서 자녀들의 고득점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어머니의 기도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성심을 다하는 기도가 어찌나 절실해 보이던지 그 마음 하늘에 닿을 것 같다. 나 역시도 곧 있으면 대학 입시생이 될 딸을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인다.

기도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만 간절한 마음은 손으로 표현된다. 로댕(1840∼1917)의 ‘성당’(1908년 작)은 기도하는 두 손을 표현한 청동작품이다. 로댕은 고딕 성당양식에 애정을 갖고 있었고 기도하는 두 손에서 고딕의 기원을 찾았기에 작품명을 ‘성당’으로 하였다고 한다. 고딕은 중세 미술의 양식으로 특히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미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하늘 높이 치솟은 대성당의 첨탑을 통해 인간은 좀 더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을 것이다. 천 년 전에도 그랬듯이, 천 년 후인 오늘날에도 신에게 의지하는 인간의 약한 마음은 ‘기도’하는 손에서 읽을 수 있다.

연전, 파리의 로댕미술관에서 로댕의 조각 작품들을 만나 숨이 멎는 듯한 감동에 사로잡혔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아카데믹한 관습에서 해방된 로댕은 조각의 자유로움과 관능미, 격렬함으로 당대의 대중을 놀라게 했고 언제나 ‘스캔들’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었다. 공인된 명성 속에 지겹도록 복제되어 너무 눈에 익은 로댕의 작품들을 선입견 없이 감상하려면 오히려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로댕은 건축의 장식물에 지나지 않던 조각에 생명의 숨결과 감정을 불어넣은 근대조각의 선구자였고, 특히 손을 전체의 부분으로서가 아닌 독자적 작품으로서 의미를 부여한 최초의 조각가이기도 하다. 로댕의 그 ‘기도하는 손’을 보면서 오늘 자식을 생각하며 두 손을 모았을 수험생 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을 떠올려본다.

〈광주비엔날레전시부장·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