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끄리슈나 신이시여. 내 친척들이 싸우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전장에 서 있는 것을 봤을 때. 내 팔다리는 맥이 풀리고, 입이 타들어 가고, 몸이 떨리고 내 머리카락은 곤두서고 말았습니다. 이 전쟁에서 내 친족들을 죽이는 짓이 부질없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승리와 영광, 왕국 모두 원하지 않습니다. 이겨도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사촌형제와 전쟁을 앞둔 아르주나)

“이 전쟁은 정의의 싸움이다. 정의의 싸움에 투신하는 것은 무사가 본래 바라는 바이다. 전투를 피해서는 안된다. 다만 자신의 본분을 실행한다는 것이 주요 문제이지, 일의 성패는 문제삼지 않는다. 당신이 전력을 다해야 하는 것은 오직 행동이지 결코 결과가 아니다. 행동의 결과에 좌우돼서는 안된다.” (끄리슈나 神)

빤다바(Pandava) 형제의 둘째 아르주나(Arjuna)는 사촌들인 까우라바(Kaurava) 형제와 끄룩쒜뜨라(Kurukshetra)에서 전쟁을 앞두고 깊은 고뇌에 빠진다.

까우라바 형제의 거짓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고 유배까지 당한 빤다바 형제는 이제 동맹군을 모아 전장에 나선다. 하지만 친족을 정벌하기 위해 벌이는 이 싸움에서 아르주나는 과연 이 싸움이 정당한 것인지, 자신의 행동이 올바른 것인지 끄리슈나 신에게 묻는다.

끄리슈나는 참전을 두려워하는 아르주나를 끊임없이 독려한다. 올바름을 찾고, 왕국에 평화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득한다. 끄리슈나는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인간은 각자의 의무(Dharma)를 가지고 있는데, 이 의무에 충실해야 사회와 우주의 질서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인도 철학을 대표하는 경전으로 알려진 바가바드기따(Bhagavadgita)는 이렇게 끄리슈나와 아르주나의 대화를 담은 운문 700절로 구성된다. ‘신의 노래’, ‘지존의 노래’라는 뜻으로 알려진 바가바드기따는 대서사시 마하바라따의 일부분인데, 수 세대에 걸쳐 내려온 힌두교의 경험과 종교적인 사고가 융합돼 있다.

미약하고, 자신의 행동에 계속 질문을 던지는 아르주나에게 끄리슈나는 사욕을 버리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높은 길이라고 강조한다.

두 형제의 전쟁을 앞두고 아르주나와 까우라바 집안의 첫째 두료다나(Duryodhana) 모두 끄리슈나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 집으로 찾아간다. 두료다나가 먼저 도착했는데, 그는 잠을 자고 있는 끄리슈나와 동등하게 보이기 위해 거만한 자세로 머리 쪽에 앉아 기다린다. 뒤늦게 도착한 아르주나는 겸손하게 끄리슈나의 발 아래에 자리를 잡는다.

잠을 깬 끄리슈나는 신으로서 공평한 제안을 던지고, 아르주나에게 먼저 결정할 권리를 준다. 하나는 끄리슈나의 강력한 군대인 ‘나라야니 세나’를 주고, 다른 하나는 아무 무장도 하지 않은 자신이 한쪽 편에 서겠다는 것. 두료다나가 먼저 선택권을 가진 아르주나가 강력한 군대를 고르면 어쩌나 하는 고민에 빠지자마자 아르주나는 끄리슈나를 선택한다. 두료다나는 크게 안도하며 아르주나를 멸시한다.

아르주나는 끄리슈나에게 자신의 전차를 모는 마부가 될 것을 부탁한다. 끄리슈나는 기꺼이 응하고, ‘빠르사르띠’라는 이름으로 전장에 나선다.

까우라바군(軍)이 우세한 상황에서 끄리슈나는 전략을 짠다. 빤다바 형제의 왕위계승자인 유디스띠라(Yudhishtira)는 까우라바군 사령관 드루나(Druna)의 아들 아스바따마(Aswatthama)와 같은 이름의 코끼리를 죽이고, 아스바따마가 죽었다고 외친다. 드루나는 유디스띠라에게 ‘정말로 아스바따마가 죽었냐’고 묻는다. 유디스띠라는 ‘네. 죽었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코끼리가)’라고 답한다.

실의에 빠진 드루나는 유디스띠라의 칼에 죽고, 전세는 역전된다. 18일의 전쟁이 끝나고 까우라바 형제는 전멸을 당한다. 오직 빤다와 형제와 아들들, 끄리슈나 등 12명 만이 살아남는다. 결국 아르주나는 끄리슈나의 가르침을 받들어 악을 누르고 선을 쟁취했다.

바가바드기따는 인간의 욕망과 결과에 대한 집착보다 오직 ‘진정한 나’(바가바드기따에서는 아뜨만(Atman)이라고 표현한다)에 이르는 방법을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