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과 안철수 현상
2012년 12월 17일(월) 00:00 가가
김병식
대선이 이틀 후로 다가 왔다. 나라의 차기 지도자인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대선은 결과를 떠나, 즐거운 축제적 행사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처지를 국가의 관점에서 노출시켜 5년 주기마다 정리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매우 뜻 깊은 일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 아직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 모두 이러저러한 이유로 속내가 그리 편치 못하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대선 스트레스는 좀 많은 편이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일반인이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여야 후보를 지지하는 기반이 지역마다 확연히 달라 상대 지역의 후보 측이 내는 정치적 말과 행동 등에서 많은 상처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 오랫동안 불이익을 받았던 경험을 가진 이곳 호남 사람들이 갖는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더 크다.
또한 이에 더하여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사이엔가, 대폭으로 늘어나버린 종편을 비롯한 여러 언론 매체들이 보여주고 있는 보도 태도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늘었다. 제 철 만난 듯, 검증되지 않은 정치 평론가들과 훈련되지 않은 방송 진행자들이 사용하는 무분별하고 거친 표현 때문이다. 내용도 너무 자기 중심에 치우쳐 반대 측 지지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상처를 주고 있다.
사실, 다 아는 바와 같이 아름다움은 균형 잡힌 배려에서 나온다. 사회적 욕구가 강한 사람에게 시비를 초월한 중도적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 무리인 줄 알지만, 지금의 제도권 언론이 보여주고 있는 보도 태도는 지켜야 할 금도를 넘고 있다는 생각이다. 겉으로는 공공을 내세우면서도, 강자에 편드는 상업적 논리와 수긍하기 힘든 자사 또는 자기 이익을 강변하는 일이 너무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을 긍정적 관점에서 주목하고 싶은 이유가 따로 하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현상, 즉 ‘안철수 현상’에 대한 이해 때문이다.
이 현상은 ‘안철수라는 개인’에 국한된 정치 공학적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 현상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의미에 대하여는 향후, 전문가들이 보다 심층적으로 검토하겠지만 대선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그 의미를 놓치고 있어 한번 되짚어 보고 싶다.
여러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의 변화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안 현상’에 의한 변화도, 우리의 빠른 정보화가 만든 현상이다. 즉 스마트 폰의 등장(12월 현재, 스마트 폰 사용자가 국민의 60%로 3200만 명이다)으로 젊은 세대들이 자기들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현, 가능하게 됨으로써 생긴 현상이다.
비록 중단되었지만 욕망적 의도가 거의 없었던 비정치인을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유력한 후보로 밀어 올린 이번 사건은 결코 평범한 정치적 현상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만 회자되던 ‘여론과 민심을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꾼 실제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선거철에만 나타나던 돌발적 현상과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이 현상으로 제도권 언론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여론 전달의 독과점이 현실적으로 무너지고 있고, 이로 인해 기존의 정치 지형도 바뀌고 있다. 즉 SNS에 의하여 실시간으로 사실 여부를 검증하게 됨으로써 가능하게 된 일이다. 향후에도 이 현상은 가속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이 현상의 기저에는 아날로그 기존 세대에 대한 디지털 신세대의 불만과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불공정하게 경제의 룰을 적용하여 일자리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여기는 젊은 세대들의 반발이다.
이에 매우 다행스럽고 고마운 것은 우리의 대선이라는 제도적 틀 속에서 이 현상이 잉태되었고, 과거와 같은 데모가 아닌 방법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번 대선의 선 순환적인 긍정적 기능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문제는 향후 이 사회 현상을 기득권 세력인 정치권이나 제도권 언론이 어떻게 조화롭게 받아들이느냐이다. 이점에서 선거 결과가 더 궁금해진다. 꼭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 보다는 이 ‘안철수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수용되는지의 과정을 지켜보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치 쇄신으로 대변되는, 안 현상의 향후 추이가 궁금하다.
〈초당대 총장〉
그러나 이번 대선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 아직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 모두 이러저러한 이유로 속내가 그리 편치 못하다.
또한 이에 더하여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사이엔가, 대폭으로 늘어나버린 종편을 비롯한 여러 언론 매체들이 보여주고 있는 보도 태도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늘었다. 제 철 만난 듯, 검증되지 않은 정치 평론가들과 훈련되지 않은 방송 진행자들이 사용하는 무분별하고 거친 표현 때문이다. 내용도 너무 자기 중심에 치우쳐 반대 측 지지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상처를 주고 있다.
이 현상은 ‘안철수라는 개인’에 국한된 정치 공학적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 현상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의미에 대하여는 향후, 전문가들이 보다 심층적으로 검토하겠지만 대선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그 의미를 놓치고 있어 한번 되짚어 보고 싶다.
여러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의 변화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안 현상’에 의한 변화도, 우리의 빠른 정보화가 만든 현상이다. 즉 스마트 폰의 등장(12월 현재, 스마트 폰 사용자가 국민의 60%로 3200만 명이다)으로 젊은 세대들이 자기들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현, 가능하게 됨으로써 생긴 현상이다.
비록 중단되었지만 욕망적 의도가 거의 없었던 비정치인을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유력한 후보로 밀어 올린 이번 사건은 결코 평범한 정치적 현상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만 회자되던 ‘여론과 민심을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꾼 실제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선거철에만 나타나던 돌발적 현상과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이 현상으로 제도권 언론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여론 전달의 독과점이 현실적으로 무너지고 있고, 이로 인해 기존의 정치 지형도 바뀌고 있다. 즉 SNS에 의하여 실시간으로 사실 여부를 검증하게 됨으로써 가능하게 된 일이다. 향후에도 이 현상은 가속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이 현상의 기저에는 아날로그 기존 세대에 대한 디지털 신세대의 불만과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불공정하게 경제의 룰을 적용하여 일자리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여기는 젊은 세대들의 반발이다.
이에 매우 다행스럽고 고마운 것은 우리의 대선이라는 제도적 틀 속에서 이 현상이 잉태되었고, 과거와 같은 데모가 아닌 방법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번 대선의 선 순환적인 긍정적 기능으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문제는 향후 이 사회 현상을 기득권 세력인 정치권이나 제도권 언론이 어떻게 조화롭게 받아들이느냐이다. 이점에서 선거 결과가 더 궁금해진다. 꼭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 보다는 이 ‘안철수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수용되는지의 과정을 지켜보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치 쇄신으로 대변되는, 안 현상의 향후 추이가 궁금하다.
〈초당대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