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지난 2011년 4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방법’이라는 기사에서 그중 한 가지 방법으로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를 소개하였다. 협력적 소비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기술과 자산을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공유의 문화를 확산하고 이를 우리 생활과 접목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개인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빌려주거나 빌려 쓸 수 있게 중개해주는 여러 온라인 물물교환 사이트 협력적 소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잘 입지 않는 정장을 청년구직자들에게 기증하거나 대여해주는 ‘열린 옷장’,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함께 만드는 도서관을 표방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 아기 옷을 기증하거나 교환할 수 있는 ‘키플’, 외국인에게 홈스테이를 제공하는 한국판 ‘에어비앤비 코자자’ 등이 협력적 소비를 시도하고 있다.

협력적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게 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장기적인 경기불황이다. 협력적 소비는 소비자들 스스로 기존의 소비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발해낸 일종의 돌파구이다. 다른 이유로는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문제와 소비자 간 연결고리를 쉽게 만들어준 정보통신망의 발달, 그리고 소비지상주의에 반발하는 능동적인 소비자들의 부상 등을 들 수 있다.

오늘날의 소비사회에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소비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한다고 믿도록 세뇌되어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주어진 물품을 소비하던 객체로서의 소비자가 아닌 진정한 소비주체가 되기 위해 협력적 소비를 선택하기도 한다. 협력적 소비를 통해 소비자라는 같은 정체성을 공유한 사람들끼리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강화하면서 인간적인 유대에 대한 니즈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협력적 소비는 개개인의 실직과 재정적자는 물론이고 전쟁과 환경재난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인 일이라고 하였다. 협력적 소비에 대한 전망도 밝다. 한 인터넷 리서치 회사의 조사에서 향후 5년간 개인의 물품이나 공간을 공유하는 비즈니스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가 75%나 됐다. 어떻게 그렇게 될까? 하지만 우리 각자가 집과 사무실 주변을 5분 동안만 살펴보면 누구나 협력적 소비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실제로 협력적 소비를 실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협력적 소비 촉진 인프라 개발을 꿈꾸어본다.

〈(사)광주전남소비자시민모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