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광주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사회적기업 육성을 통한 지역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세미나를 계기로 사회적기업이란 다소 생소한 주제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 및 조직’을 말한다.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도 유명한 루비콘 베이커리와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해서 많이 들어본 ‘아름다운 가게’가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라 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광주·전남지역은 고령인구 및 취약계층의 비중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으나, 이들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사정은 열악한 수준에 있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것은 아니다. 특산물, 문화자원, 자연조건 등에 있어서는 타 지역보다 크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 특히 전남의 경우에는 유적, 민속, 축제 등의 향토문화자원과 자연·생태환경 자원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잠재적 자원을 잘 활용하여 우리지역의 고령화와 취약계층 증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의 하나가 사회적기업의 육성이다. 사회적기업은 1980년대 영국에서 발달하기 시작하였는데, 우리 정부도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제정하는 등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10년 말 현재 7만여개의 사회적기업에서 80여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작년 말 현재 총 1천7백개의 사회적기업(예비사회적기업 포함)에서 1만4천명을 고용하고 있는 데 그치고 있다. 이중 광주·전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며 매출액 및 수익성 측면에서도 열악하여 정부지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이처럼 열악한 지역 사회적기업의 자립기반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특성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사회적기업의 창업을 촉진하고 유망 사회적기업을 적극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내 다양한 문화예술자원, 먹거리, 생태환경 등 특화자원을 활용하는 지역밀착형 사회적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금년 5월의 여수엑스포와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등 국제행사 준비 및 사후 활용에 사회적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연계하여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시아 문화전당 내에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이와 더불어 ‘1사-1사회적기업 운동’, 전문가의 재능기부(probono) 활성화 등을 통해 민간 차원에서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광주·전남 시군구에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고위담당관을 신설하는 한편, 조만간 개설 예정인 민간 통합지원센터의 원활한 운영이 가능토록 전문가를 적극 확충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도 사회적기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청년층에게 비전을 주는 사회적기업 육성을 통하여 청년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일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적인 경제 평론가인 칼레츠키 저서 ‘자본주의 4.0’에서 제시한 바람직한 자본주의로의 진화에 있어서도 사회적기업의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 지난달 스위스에서의 다보스 포럼에서도 자본주의의 미래 방향 설정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사회적기업의 발달이 새로운 길의 하나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장택규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