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학기를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얼른 방학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막상 방학이 시작되면 맘껏 놀고 쉴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또다시 무언가 배우기 시작한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부터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원으로 내몰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방학이 될 때마다 제대로 된 여가 시간도 없이 맹목적으로 공부만 해야 했던 우리 청소년들에게 휴식시간을 주면 무엇을 할까?

최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여가 활동은 컴퓨터 게임과 TV시청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우리 청소년들이 방학과 같이 여가가 생기면 가장 해보고 싶은 활동은 여행이었고 문화예술 관람활동, 스포츠 활동, 취미활동도 하고 싶어했다.

미래 글로벌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문화적 감수성, 창의성, 더불어 사는 능력이다. UN 교육위원회는 21세기 글로벌 사회 학생들이 갖추어야 하는 학습능력(Learning Skills)을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의사소통, 협동심, 창의성, 자기 주도성, 사회적 책임, 정보 매체이해 등이라고 하였다. 이런 학습은 지식위주의 암기 교육만으로 절대 배울 수 없는 것들이다. 미국의 교육운동가이자 철학자인 죤 듀이는 청소년 시기 경험학습을 강조하면서 “모든 학습은 경험에 의해 확실해 진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청소년들에게 경험학습은 스펙을 쌓기 위한 도구로만 존재하는 것 같다.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는 국제비교조사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는 상위권에 속하지만 학업 흥미도, 동기수준, 자신감은 하위권이다. 즉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주당 학습시간이 OECD 국가 평균보다 무려 1주일에 16시간이나 많은 교육환경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이제 우리 청소년에게 평소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방학을 이용해서 그간에 하지 못했던 특별한 방학의 기회를 주자. 올 여름방학이 청소년들에게 자기계발 활동, 신체단련 활동, 탐험활동, 봉사활동 등으로 자신의 마음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살아있는 교육을 배우고 체험하는 기간으로 활용되었으면 한다.

우리 청소년들은 건강한 여가활동을 보내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른다. 부모들이 청소년들에게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먼저 예능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처럼 청소년 시기 ‘꼭 해보아야 할 일 30(?)가지’를 찾아보고, 우리 아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그리고 방학기간 동안 NGO 단체 등에서 제공해주는 이 특별한 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찾아보자.

도시에서 아스팔트만 보고 자란 아이들이 바다, 들, 산을 경험하는 자연체험학습,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교류캠프, 미션이 있고 도전 경험을 쌓는 모험활동, 독서나 문화재 답사활동, 지역사회 참여 봉사활동, 적성과 취미에 맞는 자기계발 활동, 신체단련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저렴한 프로그램들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 여름방학 활동을 선택하는 시간부터 참교육은 시작된다.

망설이지 말고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여름방학을 꼭 선물하자. 우리가 살면서 배워야 하는 삶의 지혜를 스스로 터득할 테니까 말이다.

〈김성훈 광주광역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