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지자체들이 장애인가족지원조례 제정에 한창이다. 이는 기존의 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정책이 이제는 가족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집안에 장애인 자녀가 출생하게 되면 그 가정은 많은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은 물론 장애인 돌봄과 의무를 전적으로 가족이 지고 있어 각종 치료에 드는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특히 비장애 형제자매가 겪게 되는 어려움은 해결 방안이 부족하다.

이는 현재 장애인 자녀를 낳은 부모에게 당신이 낳은 자식이니 당신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라고 하는 일방적 강요이자, 희생의 요구를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분담하자고 하는 것이다.

또 장애인 가정에도 휴식지원이 필요하고 각종 치료와 교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장애인 가족 상담을 통한 문제해결과 사례관리를 통한 체계적인 맞춤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부모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말 심각하다.

제대로 된 양육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학교 중도탈락률도 높고 부모 대신 생계를 책임 지는 자녀도 많다. 이런 가정은 가족관계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과 더불어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외국의 경우 장애인 당사자에 맞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며 서비스 욕구를 파악하여 재활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교육 및 치료프로그램들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가족 상담을 통해 가족에게 지역사회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부모의 자조 네트워크 형성지원 및 장애 형제자매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장애자녀를 출산하면 가족 중 누군가 한 명은 평생을 수발해야 하는 가정이 92.5%에 이른다. 또 평생 동안 이어지는 사회적 편견과 가족 간의 불화, 각종 치료와 보장구 구입 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비장애 형제자매들이 겪는 어려움 등 정말 산 넘어 산이다.

이런 장애인 가정에 대한 문제를 언제까지 한 가정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고 전적인 책임을 요구할 것인가?

이제는 누구나 장애인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장애인가족지원에 관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야한다.

장애인 개인 중심의 복지정책을 뛰어 넘어 장애인 가족의 삶의 질 향상과 각 가정의 실정에 맞는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애아를 출산하면서 겪게 되는 장애인가족에 큰 힘이 될 것이고 살면서 힘든 과정들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삶의 여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장우철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