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변해야 하고 변혁하지 않으면 소멸하거나 멸망하는 게 동서고금의 진리다. 작금의 국제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1989년을 기점으로 지구촌에는 과거 세계 3대 혁명을 능가한 혁명적인 일이 벌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인 히틀러의 독일이 미국, 프랑스, 영국, 소련 등 4개국에 의해 분할돼 동서로 분단됐으나 서독과 자유진영국가들의 협력에 의해 통일국가를 선포했다. 그 여파로 공산주의 종주국인 구소련이 붕괴됐고 소련 연방국가들은 물론이고 체코,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휩쓴 탈냉전과 민주화 바람이 불었다.

이로 인해 동북아 및 아시아의 정세가 역동적으로 변형됐고, 특히 1949년 이래 마르크스 교조주의와 홍위병 모택동주의로 소문난 중화인민공화국인 공산중국 역시 1980년 작은 거인 등소평의 등장에 따라 15억의 대식구가 개혁개방을 통해 자유시장경제로 돌아섰다.

그간 철문을 굳게 잠근 오일달러 이슬람국가인 중동은 말할 것이 없고 검은 대륙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권위적인 체제를 유지하다가 봄의 여인 재스민 혁명으로 대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이 중에 짐바브웨, 이집트, 예멘, 시리아, 리비아 등 독재국가들이 서둘러 변해 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처럼 변혁의 물결에 부응해 북한도 변해야 한다고 본다. 현대국가에서 절대왕조 루이 14세와 같이 행세한 나라는 5대양 6대륙에서 북한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2400만의 동포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동포의 비참한 삶을 개선해야 한다. 구소련과 중국도 자국의 백성들을 살리고자 제2의 혁명을 행했던 것을 살펴야 한다. 스탈린이 즐겨 입던 냉전의 옷을 벗어 던지고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입은 페레스트로이카 옷으로 바꿔 입어야 한다.

이는 외세에 굴복한 부끄러운 선군정치가 아닌 진정한 남북화해이고 민족동질성 회복이며 국민을 하늘처럼 돌보는 인덕정치·선덕정치일 것이다.

동시에 북은 통미봉남정치도 철폐해야 한다. 우리 민족 제일주의라는 기치 아래 주체사상을 운운하면서 정작 남한형제에게는 총질하며,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것은 시대성과 이념성을 떠나 뼈아픈 인간사의 단면이다.

또 분단국의 철조망을 악용한 남북한 정치인들도 반성해야 한다. 한민족 건설에서 국민을 구제하고 통합에 희생하는 것보다 더 고귀한 것은 없다. 혼란과 대립, 갈등을 야기하는 망국적인 당리당략에 목숨 걸지 말고 남북한이 통합해 해방된 번영의 그날을 위해 나아가자.

〈김영환 새천년통일한국포럼 상임공동대표·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