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가족의 형태가 혈연관계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의 가족들은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한 가정 안에 사는 사람들이 진정한 가족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족이 되는 한 형태에 입양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국전쟁 이후 전쟁고아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면서 우리나라 안에서도 비밀리에 또는 적당히 키워서 집안일을 하게 하는 차원에서 했던 입양문화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가슴으로 낳은 내 자녀로 받아들이며 이들에게 사회에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입양한 부모들이 목소리를 높여 나라에 지원을 요청하고 사회를 향해 입양을 홍보하며 편견을 깨트리기 위해 반편견 입양 교육을 하고 있다. 예전에 입양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부분들을 교육을 통해 바로 알리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조모임을 통해 입양가족들이 좀 더 나은 입양아동들의 양육을 위해 부모교육과 아동들의 교육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입양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하지만, 입양가족들만이 입양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모양 저모양으로 뛴다고 사회에서 과연 얼마나 공감을 해 줄 것인가? 얼마 전 모 대학에 입양문화에 대해 특강을 간 적이 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입양에 대한 정책과 지원, 역사, 입양할 때의 자격과 절차, 입양의 종류, 국외·국내 입양의 장·단점, 앞으로의 입양문화의 방향과 우리 가정의 입양이야기를 하고 왔다. 특강 후기 글들이 나를 기쁘게도 하지만 더 열심히 반편견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기초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던 올해로 6회째 맞는 입양의 날(5월11일)이 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학생들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더 넓게 보게 되면 그들의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까지도 모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기란 어려운 줄은 알지만 우리들의 작은 관심이 소외되고 일반화되지 못한 그룹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요보호아동들에게 입양은 최선책이 아니다. 될 수 있으면 친생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나 친생부모에게도 정서적으로 인격적으로 안정감 있는 삶이다. 하지만, 여건이 안되어서 아동을 양육하지 못할 때 입양, 위탁, 그룹홈, 양육시설로 보내지는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한가족 안으로 입양되는 것이기에 입양을 홍보하고 장려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라고 하면서 여기저기서 떠들고는 있지만 이미 발생되어진 아동들을 진정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양육을 해서 아픈 상처를 승화시켜 나라의 쓰임 받는 자들로 세워갈 것인지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어른들은 없는 것 같다.

요즘 TV에서 나오는 드라마에서 입양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다. 그 내용들이 너무나 흥미 위주이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식 밖의 설정이어서 입양을 생각하는 가정들에게 누가 될까 염려스럽다. 또한, 공영매체들이 입양이라는 단어를 너무 생각 없이 아무 데나 붙여서 사용하므로 인해 입양가족들이 반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걸림돌이 입양홍보와 입양문화 활성화에 영향이 미치지 않았으면 한다.

5월11일은 입양의 날이다. 가정의 달(5)에 한아이(1)를 한가정(1)에서 입양하자는 뜻이다. 아직도 시설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조그마한 관심으로 그들에게 가족이 되어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엄진경 한국입양홍보회 광주전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