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전북도청 서문앞 왕복 4차선 도로에는 차량 300여대가 불법 주차돼 있다. 이는 홀짝제에 묶여 청내에 진입하지 못한 도청 소속 공무원들의 차량이다.

홀짝제의 근본 취지가 뭔가. 유류 절약과 대중교통의 활성화다. 그런데 직장앞까지 차를 가지고 나와 단속때문에 청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인근 여기저기에 불법으로 주차해 놓고 있다니, 이게 어디 모범적이고 준법적이어야 할 공무원들이 할 짓인가.

더욱이 홀짝제 덕분에 지금 도청 주변도로는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고, 청내 주차공간은 텅텅 비는 사태가 1년 가까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니, 이건 탁상행정의 전형 다름 아니다.

이럴 요량이라면 애당초 홀짝제 참여를 거부했어야 옳았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비록 지방정부지만 그래도 정부의 녹을 먹고 있는 공무원답게 정부시책을 지키는 게 기본 도리다.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차를 몰고 와 도청 주변에 불법으로 주차해 놓고 마치 정부시책에 참여했다는 식으로 위장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는 말이다.

물론 홀짝제가 반드시 유류절약이라는 근본 취지에 부합한다거나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는 등 능률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전북도청의 경우 지리적 여건 등 거기에 해당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바로 보완책을 내놓거나 어떤 시정책을 내놓아 시행하는 게 옳지, 이런 식으로 서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더욱이 이곳에 대한 전주시의 불법주차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다른 도로는 조금만 주차해도 이내 딱지가 발급될 만큼 인정사정없어 단속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강철수 전북취재본부 기자 knew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