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순군 의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군의원들의 막말 행진이 군민들을 기막히게 하고 있다. 차마 의사록에 남기기 민망한, 거의 욕설에 가까운 군의원들의 발언은 기초의원들에게 요구되는 최소의 품위마저도 의심케 하는 수준이었다.

M모 의원은 전완준 군수가 부하들에게 휴대폰 통화내역을 제출케 한 사건을 추궁하면서 답변에 나선 부군수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간이 배밖에 나왔구만” 이라며 몰아세웠다.

C모 의원은 본회의장에 나와있던 군수가 면 지역 행사참석을 이유로 자리를 뜨자 자신은 다른 행사가 있어도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 군수가 도중에 퇴장한 것을 비난하며 “지가 지 맘대로 나가버려?”, “죽으려고…”등등 시정잡배들의 욕설과 흡사한 발언을 거침없이 뱉어냈다.

일부 의원은 군정 질문시간을 독식, 시종 마이크를 잡아 다른 의원들의 발언을 막아버리는가 하면, 원활한 의사진행을 책임진 의장은 규칙을 무시한 채 의장석에 앉아 자신이 직접 질문을 던지는 등 민선 5기 의회의 첫 회기는 온통 어수선하게 진행됐다.

이 같은 상황을 자탄하는 군의원들도 있다. O모 의원은 본회의 말미 5분 발언을 통해 “우리 의원들의 행동을 자성하는 계기를 마련해야한다”며 공동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군의회가 집행부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그러나 견제와 감시는 적합한 절차와 품격있는 언사를 통해 가해질 때 박수를 받는다. 민선 5기 군과 의회의 남은 4년이 걱정이다.

/정운수 중부취재본부 가자 unsu@kwangju.co.kr